방글라데시 총리 "미얀마, 로힝야 난민 송환에 미온적" 비판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가 자국에 수용 중인 로힝야족 난민 송환 문제와 관련해 미얀마 정부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했다고 데일리선 등 현지 매체가 9일 보도했다.
하시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 송환과 관련해 합의서에 사인까지 하며 약속했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돌려받지 않으려 한다"며 여기에서 여러 문제가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난민 중 상당수가 범죄에 노출되는 등 안전 문제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방글라데시는 현재 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 70여만명에게 피난처를 제공한 상태다.
이들은 2017년 미얀마군의 소탕 작전 등을 피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신했다.
이에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는 2017년 말 로힝야족 난민을 본국에 송환한다는 데 합의하고 2018년 초 송환을 시작하려 했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 신변안전을 우려한 난민들의 반대와 미얀마 정부의 소극적 태도 등이 겹치면서다.
하시나 총리는 로힝야족 송환 문제와 관련해 국제인권단체 등의 태도도 비난했다.
그는 "일부 국제지원단체와 자원봉사단체 등은 현재의 위기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로힝야족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핀란드를 순방하고 지난 8일 귀국한 하시나 총리는 이들 3개국도 로힝야족의 송환에 동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앞서 방글라데시 정부는 지난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UN 안보리)에 "미얀마에서 넘어오는 난민에게 더는 공간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UN 안보리가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당시 스테판 뒤자리크 UN 대변인은 "분쟁을 피해 달아난 사람들에게는 안식처가 여전히 중요한 만큼 방글라데시 정부가 이를 막지 않기를 바란다"며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태도를 드러내지 않았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미얀마와 접경지역인 남동부 콕스바자르 지역에 자리 잡은 난민 캠프가 갈수록 과밀해지자 난민 중 수만 명을 외딴 섬으로 옮기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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