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35 몰 터키조종사 훈련중단"…러 미사일 도입 제지용인듯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터키에 최신예 F-35 스텔스 전투기를 판매하기로 한 미국이 이 기종을 운용할 터키측 조종사 훈련을 전격 중단키로 했다.
터키의 러시아산 S-400 지대공 미사일 도입 계획을 무산시키기 위한 압박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은 6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이 F-35 전투기 훈련차 자국에 올 예정인 터키 조종사들을 더는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이번 결정이 미국에 올 예정인 터키 조종사와 기체 유지·보수 인력에만 적용된다고 전했다.
현재 미 애리조나주 루크 공군 기지에서 훈련 중인 터키 조종사와 유지·보수 인력에 대한 훈련 중단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게 그들의 전언이다.
루크 기지에서 훈련 중인 터키 조종사는 4명이며, 2명은 교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유지·보수 인력 20명이 루크 기지에서 훈련 중이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산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하기로 한 터키에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터키는 최근 러시아와 S-400 지대공 미사일 구매계약도 체결했다.
미국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터키군이 미국산 F-35 전투기와 러시아산 S-400 방공미사일을 동시에 운용하면 F-35의 기밀 정보가 S-400 네트워크를 통해 러시아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국은 터키에 S-400 도입계약을 철회하라고 압박해왔다. 이번 F-35 조종 훈련 축소 또는 중단 결정도 S-400 구매 계획 철회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제원상 S-400은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스텔스기인 F-35나 B-2 전략폭격기 등을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스린 휠바거 미 국방부 차관보 대행은 "S-400은 F-35 같은 전투기를 격추하기 위한 시스템"이라며 "러시아가 정보수집 기회를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터키는 그동안 S-400 미사일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터키군 인력이 러시아에서 S-400 운용 훈련을 받고 있으며 러시아군 관계자가 터키에 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지난 4일 러시아와의 계약을 철회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못 박았다.
미국은 터키에 S-400 미사일 대신 미국산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구매를 제안했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은 S-400만큼 좋은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