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순방 떠나는 트럼프…英 정치개입에 골프장 홍보 논란까지
3일 영국 국빈방문 시작으로 아일랜드·프랑스 방문
출발 전부터 선거 개입·본인 소유 골프장 홍보 등 구설수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일(미국 동부시간) 유럽 방문길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첫 방문지인 영국으로 향했다.
그는 3일 영국에 도착해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영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등 왕실 일가를 만나고 퇴임을 앞둔 테리사 메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어 취임 후 처음으로 아일랜드를 방문하고, 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을 기념해 영국 포츠머스와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각각 열리는 기념식에도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유럽 방문은 출발 전부터 이런저런 잡음이 나왔다.
그는 지난달 31일 영국 일간 더선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왕실의 일원인 메건 마클 왕자비에 대해 "그가 (그렇게) 형편없는지(nasty) 몰랐다"고 표현해 논란을 불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트위터에 "나는 결코 메건 마클을 '형편없다'고 부른 적이 없다. 가짜뉴스 미디어가 지어낸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더선이 이미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이 육성 녹음파일엔 해당 발언이 버젓이 녹음돼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 인터뷰에서 영국 차기 총리 주자이자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는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에 대해 "훌륭한 총리가 될 것"이라고 말해 선거 개입 논란도 일으켰다.
첫 아일랜드 방문도 계획 단계부터 뒷말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일랜드 둔버그에 있는 자신의 골프 리조트에 묵기로 하고,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의 정상회담도 이곳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일랜드 정부의 반발 속에 양국은 결국 섀넌 공항을 정상회담 장소로 타협했다.
AP통신은 "대통령이 정부 임무와 사업 홍보를 유례없이 뒤섞은 탓에 아일랜드 방문이 복잡해졌다"고 표현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에서 진행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놓고도 우려가 나온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보통 이런 자리는 군인들의 단합과 희생을 기리는 자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이런 순간에도 거리낌 없이 당파성을 표출해온 데다 취임 이후 줄곧 유럽 동맹국들과 방위비 지출 등으로 갈등해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앞선 유럽 방문들이 순탄치 않았다는 점도 이런 우려를 부풀리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벨기에 브뤼셀에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연일 동맹을 때리며 미국의 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했고, 직후 핀란드 헬싱키에서는 노골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편을 들었다 후폭풍에 시달렸다.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프랑스를 찾았던 지난해 11월엔 비가 와 헬기가 뜰 수 없다는 이유로 미군묘지 참배행사를 취소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뒤늦게 참배하기도 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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