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석 채굴로 사라진 멸종위기 야생식물 복원한다
원주환경청, 강릉 자병산 광산 복구지에 개병풍 등 170본 심어
(원주=연합뉴스) 김영인 기자 = 석회석 광산지역에 개발로 사라졌던 멸종위기 야생식물을 심는 생태복원 사업이 추진된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4일 강원도자연환경연구공원, 한라시멘트㈜와 공동으로 강릉 자병산 석회석광산 복구지역에 석회암 지대에서 잘 자라는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개병풍과 날개하늘나리 등 3종 170본을 심을 계획이다.
자병산은 백두대간의 한 축이지만 석회석광산 채굴로 정상 부근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 정도로 훼손이 심각한 곳이다.
행사를 위해 강원도자연환경연구공원이 인공증식한 식물을 분양받았다.
석회석 광산지역은 약알칼리성으로 식물이 쉽게 자라기 어려워 생태복구가 더디게 진행되고 수목이 클 때까지 토사가 유출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초본식물의 빠른 활착을 통해 토사 유출을 막고, 자연상태의 석회암 지대와 같은 안정적인 생태복원을 위해 2017년 6월 원주지방환경청과 강원도자연환경연구공원, 한라시멘트와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후 지난해 5월 처음으로 개병풍과 날개하늘나리 각각 100본을 심고 올해 모니터링 한 결과 개병풍 90여본과 날개하늘나리 70여본이 관찰돼 잘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주지방환경청은 2021년까지 석회암 지대에 서식하는 분홍장구채 등 멸종위기 야생식물을 포함한 다양한 식물의 시범 식재와 함께 현지 적응력과 활착 정도에 대한 연구도 할 계획이다.
국립생물자원관에서 4년간 강원도 석회암 지대에 대한 식물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반도 자생식물의 약 30%에 해당하는 1천300여 종류의 관속식물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강할미꽃과 복사앵도, 자병취 등 60종의 한반도 고유종과 개병풍, 구름병아리난초, 분홍장구채 등 14종의 멸종위기 야생식물이 포함돼 있다.
조성돈 자연환경과장은 "멸종위기 야생식물 식재 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 관리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해 다른 석회석광산 개발사업장에도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imy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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