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구석구석 걸으며 불우학생 돕는 60대 한국인
현지언론 소개…벽지주민 곤궁한 삶 본 뒤 매년 한 달 휴업 '도보 선행'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베트남 구석구석을 걸으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온 60대 한국인의 이야기가 현지 언론에 소개됐다.
2일 일간 뚜오이쩨에 따르면 사업을 하는 하지원(64)씨는 지난 2014년 메콩삼각주 트라빈에서 주민들의 곤궁한 삶을 본 뒤 가난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때부터 하씨는 매년 5월 한 달간 회사 문을 닫고, 대도시이건 시골 마을이건 간에 베트남 지역 곳곳을 걸어 다니면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제공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씨는 각 지역에서 교사와 교육청 추천을 받은 가난한 가정의 학생 30명에게 2억 동(약 1천만원) 상당의 도움을 주려 했다고 말했다.
하씨는 "이건 내 돈이 아니다"라며 "나는 (사랑의) 메시지를 사람들 사이에 전달하는 우편배달부일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최근 북부 푸토성을 걸은 하씨는 자신이 걷는 이유에 대해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러 가는 길에 만나는 베트남의 웅장한 아름다움에 감탄할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씨는 한 달간의 도보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건강상태를 포함해 모든 것을 세심하게 준비한다. 차량도 한 대 대동해 먹을거리를 싣고 다니고 밤에는 잠자리로 사용한다고 한다.
2015년부터 하씨의 선행을 돕고 있는 응우옌 쿠앙 낫씨는 하씨와 지인들이 북부 하지앙과 카오방 지역의 낡은 학교 건물을 수리하는 데에도 도움을 줬다고 소개하면서 "베트남 사람이 아니지만, 우리에 대한 사랑을 보면 그가 베트남인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하씨는 한국-베트남 수교 30주년이 되는 오는 2022년까지 5천㎞가량을 걸어 베트남의 모든 성과 도시들을 찾아갈 수 있기를 희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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