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 "남북관계는 산맥을 넘는 것"
고향 동해·모교서 강연…"얼마나 산을 넘어야 하는지는 한참 지나봐야"
북미협상 환경 조성·금강산관광으로 남북 소강국면 돌파
(동해=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31일 "큰 틀의 북미협상 환경을 조성하고, 이산가족 상봉 등을 통해 남북관계 소강국면을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날 오후 모교인 강원 동해시 북평고를 찾은 김 장관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지만, 고성 평화의 길을 시작으로 접경 협력과 금강산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는 "남북 분단 70년 동안 어떤 때는 남북관계가 전진하기도 했고 후퇴하기도 했다"면서 "남북관계는 산을 하나 넘는 게 아니라 산맥을 넘는 것이다. 얼마나 산을 넘어야 하는지는 한참 지나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유엔의 대북제재 속에서 한계가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적지 않다"며 "북한 문제와 인도적 지원문제는 분리해서 하겠다"고 강조했다.
통일 비용을 걱정하는 학생의 질문을 받고서는 "먼 미래의 통일 비용을 걱정하기보다는 경제 격차를 줄이는 게 당면 과제"라며 "남북 간 소득 격차가 크면 통일 비용이 늘어난다"고 답변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하는 상황에서도 지원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국제사회에서 인도주의는 형편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어려움이 있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동해시가 현진관광호텔에서 개최한 '평화경제시대 학술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김 장관은 "해상 관문의 도시 동해시는 남북 교류협력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1984년 북한이 우리측 수해 복구를 위해 지원한 3만5천t의 시멘트가 동해항으로 들어오면서 남북관계의 해빙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1990년대에는 우리가 북한으로 보내는 쌀이 동해항을 통해 반출됐고, 1998년 11월 금강산관광의 첫 뱃고동도 동해항에서 울렸다"며 "앞으로 남북관계의 외연이 확대되고 교류협력이 활성화될수록 동해시의 역할은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취임 후 이날 처음 고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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