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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지방자치] '스스로 지킨다' 전국 유일 울산형 지진방재사업
울산 2016년 규모 5.0 지진, 지방정부 첫 지진방재종합계획 구축
예방·대응·복구 3가지 상황별 기본방향…나침반 매뉴얼 타 지자체 확산 기대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울산형 지진방재사업은 지진재난 위험이 높은 울산에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울산시가 전국 시도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울산형 지진방재종합계획'을 구축한다.
울산시는 사업 추진 3년째인 올해 지진방재기본계획을 짰고, 이를 토대로 상반기 종합계획까지 세운다.
울산형 지진방재사업 목표는 '지진에 강한 안전도시 울산'이다. 모두 6대 분야 전략, 68개 추진과제를 추진한다.
김정익 울산시 시민안전실 재난관리과장은 3일 "울산에 맞는 가장 실용적인 지진방재사업으로 울산시민이 지진에 안전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연약지반 여의도 면적 6.8배…울산만의 지진방재사업 필요
울산시가 다른 지자체보다 앞장서서 지진방재사업에 나선 것은 지진에 의한 재난 위험성이 높다는 과학적 근거에서 시작됐다.
울산은 지체 구조적으로 경상분지(밀양소분지)에 속하고, 구성 암석은 주로 퇴적암과 화성암으로 돼 있다고 한다.
이는 대규모 지각변동으로 넓은 지역에 걸쳐 형성된 지질구조다.
울산지역에 발달한 주요 단층으로는 북서 방향의 울산단층과 북동 방향의 동래단층, 양산단층, 모량단층이다.
실제 2016년 7월 5일 오후 8시 33분께 울산시 동구 동쪽 52㎞ 해상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고, 이는 우리나라 지진 관측 사상 다섯 번째로 규모가 크다.
같은 해 9월 12일에는 인근 경주에서 규모 5.8, 이듬해인 2017년 11월 15일에는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이어져 울산에도 큰 여파를 미쳤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조사연구에 따르면 울산은 전체 면적 1천61㎢ 중 연약지반이 20㎢가 존재한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6.8배에 이른다고 한다.


또 울산은 대한민국 생산과 수출을 책임지는 산업의 중심지다. 자동차·조선해양·석유화학 산업 등의 대규모 생산시설이 집적돼 있고 2018년 한국무역협회 2018년 기준 수출 규모는 자동차 전국 1위(25.9%), 조선해양 전국 2위(28.5%), 석유제품 전국 1위(46.8%)다.
지진피해가 발생하면 울산 생산·수출 감소는 물론 대한민국 생산·수출 감소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지상유전을 보유한 에너지 안보의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세계 4대 액체 물류 항으로서, 유류와 가스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액체화물(30.1%)을 처리하고 있다.
1962년 울산공업센터가 지정된 이후 50년간 산업 활동이 이뤄졌고, 산업단지 내 배관과 저장시설의 밀집화·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진 시 설비와 저장시설이 손상되면 유해화학물질 유출과 환경오염, 위험물 사고 등 복합재난 발생 위험도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울산 인근 월성과 고리에는 원전 16기(가동 12기, 건설 2기, 계획 2기)가 있다. 원전 전력생산 규모가 전국 53.5%를 차지한다.
지진 때문에 원전 가동 중지 시 대규모 정전사고가 생기고 치명적인 방사능 사고 가능성도 우려된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출신으로 울산시 시민안전실 재난관리과 자연재난계에 근무하는 조성철 박사는 "울산은 대한민국 경제·에너지 안보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산업 중심지로 울산 안전이 대한민국 안전과 직결되므로 지진으로 인한 복합재난에 대한 대비가 필요했다"며 지진방재사업 필요성을 강조했다.


◇ '지진에 강한 안전도시 울산' 지진방재종합계획 뭘 담나
울산형 지진방재종합계획은 예방·대응·복구 3가지 상황별 지진방재 기본방향이 핵심이다.
특히 지진과 연계한 복합재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지진방재 기반구축을 통한 인적·물적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데 방점이 찍힌다.
아울러 지속적 교육을 통한 안전의식 제고와 안전문화 정착,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스마트 정보전달·공유체계 구축도 중요하게 다룬다.
울산시는 이를 위해 교육·훈련 안전문화 조성, 정보감시 전달 및 조사연구, 내진성능 확보, 구호 복구 체계구축, 지진대응조직 역량 강화, 지진연계 복합재난 대책 마련 등 6대 분야를 전략으로 삼았다.
세부적인 추진과제는 모두 68개에 이른다.
이들 과제를 들여다보면 국립지진방재센터 설립을 통한 정부와 지자체간 협력강화, 대학이나 연구원 등 지진방재전문기관 클러스터 조성, 시·도, 구·군간 광역단위 지진방재 협력체계 구축, 민간조직 체계화 등도 담는다.
김정익 재난관리과장은 "지진방재계획은 5년 단위 계획으로 수립하고 매년 세부 추진 계획을 수립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지진방재 나침반 역할…다른 지자체 확산 기대
지진재난의 경우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지진·화산재해대책법에 따라 국가나 정부 단위에서 대응·관리한다.
지자체 차원에서 자연재난을 다룰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다.
그럼에도 울산형 지진방재사업은 지자체 단위에서 선도적으로 시도한다는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 다른 지자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확산할 수 있다.
정지범 울산과기원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역 특성을 반영한 지진방재종합계획은 실제 상황 시 울산의 모든 공공기관과 공무원이 제각각 매뉴얼에 따라 체계적인 대응을 하도록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 "울산에는 특히, 산업단지와 원전 같은 중요한 시설이 많은데 지자체가 안전과 사고 예방을 위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적다"며 "지역주민 생명과 직결된 이런 문제에는 지자체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ou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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