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노조 "주총 무효 소송"…'장소변경 정당성'이 쟁점(종합)
노조 "주주인 조합원들이 이동할 수 없는 거리로 회사가 장소 바꿔"
회사 측 "확성기·유인물 등 동원해 변경 사항 알려" 적법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현대중공업 법인분할(물적분할) 안건이 31일 주주총회를 통과하자 노조는 즉각 원천무효 소송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오전 당초 예정된 주총장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이 노조 점거로 막혀 주주 입장이 힘들어지자 장소를 남구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변경해 주총을 개최했다.
회사분할안은 참석 주식 99.8%에 해당하는 5천101만3천145주 찬성으로 승인됐다.
현대중 노조는 이번 주총이 원천무효라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주주들이 이동해 참석할 수 없는 거리에다가 회사가 변경된 주총장을 마련했다"며 "주주인 조합원들이 통지서와 주식 위임장을 가지고 오토바이를 타고 변경된 장소로 갔으나 이미 주총이 끝난 뒤였다"고 말했다.
노조는 주총 무효 소송과 투쟁에 돌입할 방침이다.
실제 노조 봉쇄로 장소를 변경해 주총을 개최했으나 대법원이 효력을 인정하지 않은 판례는 있다.
대법원은 2000년 국민은행 주총과 (주식매수선택권부여결의 등 부존재 확인 소송)과 2013년 씨제이헬로비전 주총(주주총회결의 부존재 확인 등의 소)에 대해 각각 2003년과 2016년 무효를 판결했다.
두 사건 모두 노조가 주총장을 봉쇄하거나 점거해 회사 측이 장소를 변경한 사례다.
대법원은 이들 판결에서 주주들이 변경된 시간까지 기다려 참석하기 곤란하고 장소변경이 주주들에게 충분히 통지되지 않았다면 절차가 부당하다고 봤다.
이날 현대중공업이 당초 예정지인 한마음회관 앞에서 확성기, 유인물, 공고 나무판 등을 동원해 주총 장소와 시각을 변경을 알리고 인근에 주주들이 타고 이동할 버스 등을 마련한 것도 이런 판례를 검토한 결과로 보인다.
금속노조 법률원이 주총 장소변경이 고지되자 곧바로 "주주들에게 충분히 고지 되지 않았고 변경 시간과 장소 역시 이동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부 주주만 미리 변경 장소에 모여서 의결 처리하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성명을 낸 것 역시 마찬가지다.
무효 소송이 제기되면 법원 역시 현대중공업 측이 주총 장소와 시간을 정당하게 고지하고 주주들에게 이동 수단을 제대로 제공했는지를 따질 것으로 예상한다.
당초 주총장인 동구 한마음회관과 변경 주총장인 남구 울산대까지 거리는 아산로를 경유했을 때 19㎞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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