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中, 갑작스러운 충격시 달러 부족 가능성"
"세계 최대 외환보유고지만, 대외 채무의 1.6배 수준"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와중에서 달러 부족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고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1일 전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세계 최대규모인 3조1천억 달러(약 3천694조원)에 이르며, 그중 3분의 2는 달러화 표시 자산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 등이 발생시 수입대금 지급이나 채무 상환을 위한 완충재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아 지난해 아르헨티나 위기와 유사한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애널리스트들의 우려가 나온다고 SCMP는 전했다.
다이와 캐피털의 케빈 라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갑작스러운 충격이 있을 경우, 중국은 환율 지지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달러가 없을 수 있다"면서 "그런 만큼 중국이 자금을 유치하는 한편 유출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CMP는 다른 통화와 마찬가지로 위안화 가치는 중국의 외환보유고에 의해 지지되는데,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상당수가 미국 채권에 투자돼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약 중국의 자본 통제가 효과적이지 않을 경우 외환보유고 등을 현금으로 쉽게 전환할 수 없고, 그로 인해 위안화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자금이 단시일내 부족해질 것이라고 봤다.
SCMP는 지난해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뒤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욱 가파르게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는 자본 유출을 가속화 하고 중국 국내 금융 시스템에 달러 유입을 줄일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또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2010년 국내총생산(GDP)의 48%였지만 지금은 30%가 안 되고, 지난해 대외 채무는 1조9천700억 달러(약 2천347조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대외 채무의 약 1.6배 수준이다.
SCMP는 중국 정부가 거의 모든 기업 부채의 최종적인 소유자이며 국영기업과 공공부문에 대해 정부가 암묵적으로 지급보증을 하는 점 등도 중국 경제의 취약성이 불투명한 이유라고 평가했다.
한편 저명한 경제 전문가인 위융딩(余永定) 인민은행 전 고문은 자신의 해외 개인 계좌에서 2만 달러(약 2천383만원)를 이체하려고 했지만 은행의 승인이 나지 않았던 경험을 소개했다.
또 SCMP는 한 번에 3천 달러(약 357만원) 이상의 외화를 인출할 경우 중국 은행들이 정밀조사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5천 달러(약 595만원)였는데 더욱 엄격해진 것이다.
SCMP는 이러한 조치들 때문에 중국이 달러 부족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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