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러친서방주의자 사카슈빌리, 추방됐던 우크라이나로 귀환
"젤렌스키 대통령 돕겠다"…대러 정책 자문할 듯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 주지사를 지낸 미하일 사카슈빌리 전(前)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지난해 초 추방당했던 우크라이나로 귀환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명령으로 우크라 국적을 회복한 사카슈빌리가 이날 오후 5시 30분께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출발한 항공편을 이용해 우크라 수도 키예프 공항에 도착했다.
사카슈빌리 지지자 수백명은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국기를 들고 공항에서 그를 환영했다.
사카슈빌리는 지지자들을 향한 연설에서 "누군가에게 복수하거나 누군가를 징벌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좋은 우크라이나인들, 새 대통령과 함께 새로운 우크라이나 건설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공직도 얻으려 하지 않을 것이며 조언이 필요하면 젤렌스키 대통령을 돕고 우크라이나의 정치 계급 혁신을 여러모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반러 친서방주의자인 사카슈빌리는 러시아에 맞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자문에 조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8일 사카슈빌리의 우크라이나 국적 회복을 지시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사카슈빌리에게 우크라이나 국적을 부여했던 페트로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17년 그의 국적을 박탈했었다.
사카슈빌리는 지난 2004~2013년 2기에 걸쳐 조지아의 대통령을 지내며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등 강력한 친서방 노선을 밀어붙여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3선에 실패한 뒤 우크라이나로 이주해 못다 이룬 친서방 개혁 구상을 펼치려던 그는 2015년 5월 역시 러시아와 대립하며 친서방 노선을 걷던 포로셴코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의해 우크라 남부 오데사주 주지사에 임명됐다.
조지아 국적을 포기하고 우크라이나 국적을 부여받은 그는 그해 5월부터 약 1년 6개월 동안 주지사직을 수행하며 개혁 정책을 추진했으나 중앙정부 인사들과의 심각한 갈등 끝에 결국 포로셴코 대통령에 의해 해임되고 말았다.
사카슈빌리는 이후 한동안 우크라이나를 떠났다가 2017년 9월 재입국해 반정부 운동을 이끌었으나 지난해 2월 강제로 폴란드로 추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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