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민 "文정부 경제정책 방법 고쳐야"…확장적 재정·증세 옹호(종합)
與 의원 워크숍서 쓴소리…'한국경제 나아갈 길' 발제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 등 주장…"민주연구원, 정책 아닌 정치한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김여솔 기자 =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이제민 부의장은 30일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잘 잡았으나, 방법은 조금 고쳐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부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을 주제로 발제한 후 기자들과 만나 "방법을 고쳐야 할 것이 너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의장은 발제 자료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적절했고 소기의 성과도 있었다고 밝혔다.
혁신 인프라를 강화하는 혁신성장, 성장 동력을 내수에서 찾는 소득주도성장,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려는 공정경제의 세 축을 긍정적으로 본 것이다.
그는 세습과 특권에 기대 불로소득을 추구하는 세력에 대해 과거 정부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점도 개혁 동력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현재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관련해서는 중장기적 증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고용과 분배가 여전히 어렵고 일부 정책은 미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목표였던 일자리 창출의 성과가 미흡했고, 소득분배의 불균형도 지속되거나 더 악화했다는 것이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워크숍이 끝나고 기자들에게 이 부의장의 강연 내용을 소개하며 "문재인 정부가 경제정책 틀은 큰 틀에서 잘 잡아나갔다는 것에 분명히 동의하면서 좀 더 유효하게 만들려면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0%를 넘으면 마치 큰 난리 나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박근혜 정부 때 중기재정계획을 이미 40% 넘는 것으로 짜놨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부의장은 양극화 상황 속에서 경제적 약자들을 위해 확장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추가경정예산안 규모 확대 필요성도 거론했다고 박 원내대변인은 소개했다.
이 부의장은 정부가 정책을 적용하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거나 원활한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중간 논의를 건너뛴 것도 아쉬운 부분으로 언급했다.
구체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의 속도와 방법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노사관계 개선과 사회협약을 어렵게 만들었으며, 재벌개혁을 적기에 본격적으로 추진하지 않아 타이밍을 놓쳤다고 봤다.
이 부의장은 지금이라도 노동 부문의 사회협약을 위해 노력하고, 투기자본의 행태 등을 고려한 재벌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정철 원장 취임 이후 '총선 병참기지' 역할로 주목받는 민주연구원에 대한 쓴소리도 있었다.
워크숍에 참석한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부의장이 민주연구원이 정책을 해야 하는 곳인데 정치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공공 부문의 개혁도 강조했다.
이 부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원론적으로 경제정책 기조는 맞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방법을 고치거나 다듬을 것이 많다고 발표했다"며 "지난 9일 문재인 정부 2년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그대로 발제했고 그 이상은 안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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