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일리노이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 급물살…법안 상원 통과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일리노이 주의 기호용 마리화나(recreational marijuana) 허용 입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일리노이 주 상원은 29일(현지시간)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을 표결에 부쳐 38대17로 통과시켰다.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를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던 J.B.프리츠커 신임 주지사(54·민주)가 취임하고, 민주당 주도의 의회가 법안을 만들어 공식 발의한 지 3주만의 일이다.
상원에서 일부 내용이 수정돼 승인된 법안은 하원에 이관됐으며, 빠르면 오는 31일 최종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법안이 발효되면 만 21세 이상은 면허를 받은 판매소에서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거주자의 경우 한 번에 최대 30g(1oz)까지, 비거주자는 15g까지 소지할 수 있다.
애초 법안에는 개인이 가구당 다섯 뿌리까지 폐쇄된 실내 공간에서 기호용 마리화나를 재배할 수 있도록 돼있었으나 사법당국의 우려를 수용, 의료용 마리화나가 필요한 환자 가정에만 이를 허용하기로 했다.
또 과거 마리화나 소지(30~500g)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 기록을 자동 말소시키는 조건은 한층 강화된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마리화나 합법화를 통해 사법 정의와 형평성을 실현하고자 한다"며 하원에 "단호한 실천"을 당부했다.
법안이 하원을 이변 없이 통과하고 주지사가 서명하면 일리노이 주는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는 미국내 10번째 주, 워싱턴DC 포함 11번째 지자체가 된다. 미국에서는 콜로라도 주와 워싱턴 주가 2012년 처음으로 오락용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킨 이후 오리건, 알래스카, 네바다, 캘리포니아, 워싱턴DC, 매사추세츠, 버몬트, 미시간 등에서 관련 법안이 발효됐다.
하지만 비영리단체 '스마트 어프로치 투 마리화나'(Smart Approach to Marijuana) 일리노이 지부는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와 상용화는 공공 안전부터 주민 건강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다른 주의 선례를 볼 때 마리화나 수혜 대상은 일반 시민이 아니라 돈 많은 투자자들과 대형 사업체"라고 지적했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