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들 절반 '주 52~68시간 노동'…주거환경도 열악
월급여 男 204만원·女 174만원…"최저임금에 크게 미달"
이주와인권연구소, 이주노동자 1천178명 설문조사 결과
(서울=연합뉴스) 김종량 기자 = 국내 이주노동자의 절반 정도가 사업장 내 컨테이너나 임시가건물 등에서 거주하고 있고 주 52~68시간 일하는 것으로파악됐다.
30일 이주와인권연구소가 지난 3월 내놓은 '2018년 이주노동자의 노동조건과 주거환경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응답한 이주노동자 1천178명의 평균 노동시간은 주당 54.4시간이었다.
그러나 노동시간이 주 52시간 초과 68시간 이하인 응답자가 49.7%로 가장 많았고, 68시간 이상 일한다는 응답자도 7.7%에 달했다.
특히 여성 이주노동자가 많은 농수축산어업의 주당 근무시간은 61.2시간으로 다른 업종에 비교해 노동시간이 월등히 많았다.
주당 평균 휴일은 1.3일이었다. 1주일에 하루를 쉰다는 응답이 49.5%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1주일에 이틀이 37.1%였다. 반면 휴일이 한 달에 이틀이 7.7%, 한 달에 하루 2.7%였으며 한 달 내내 휴일이 없다는 응답자도 1.4%였다. 10명 중 1명은 거의 주말과 휴일 없이 일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월 급여(54.4시간 기준)는 최저임금에 크게 못 미친 남자 204만원, 여자 174만원이었다. 여기서 숙식비 30~40만원을 공제하고 나면 실수령액은 이 보다 훨씬 적다.
주거환경 역시 매우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가 제공한 숙소 중 주거용 독립건물에 거주한 노동자는 응답자의 43.9%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작업장 부속 숙박공간(38.3%)이나 임시가건물(17.1%)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장 부속 숙박공간이나 임시가건물은 대부분 조립식 패널 또는 컨테이너 등으로 지어졌으며 일부는 비닐하우스인 경우도 있었다.
특히 이들 숙소 중 상당수는 공간이 좁고 에어컨과 실내화장실, 실내 욕실, 화재대비 시설 등이 갖춰져 있지 않아 이주노동자들이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파악했다.
보고서는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이주노동자가 '최저보다 낮은' 노동조건에서 일하고, '최저보다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었다"고 분석하고 "이주노동자에게도 (우리와) 동등한 최저임금을 주고 인간다운 삶터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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