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독성 문어 출현…개장 앞둔 부산 해수욕장 비상(종합)
아열대성 파란선문어…송정·해운대와 가까운 기장서 발견
테트로도톡신 함유…물리면 위험, 사망에 이를 수도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차근호 기자 = 내달 1일 부산지역 해수욕장 부분개장을 앞두고 맹독을 지난 파란선문어가 해안에서 발견돼 비상이 걸렸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 부산 기장군 일광 연안에서 아열대성 맹독 문어인 '파란선문어'가 발견됐다고 30일 밝혔다.
파란선문어는 주로 아열대해역에 서식하며 10㎝ 안팎 작은 크기로 귀여운 모양을 하고 있다.
하지만 침샘 등에 복어 독으로 알려진 '테트로도톡신'을 함유하고 있어 맨손으로 만지다가 물리면 위험할 수 있다.
이번에 발견된 파란선문어는 기장군 장안중 2학년 박장원 학생이 기장군 일광 바닷가에서 채집해 수산과학원에 신고했다.
수산과학원은 이번에 발견된 문어는 파란고리문어속에 속하는 파란선문어이며 그동안 제주도에서 출현했던 종과 같은 것으로 확인했다.
수산과학원 한 관계자는 "학생이 바위 위에서 잠자리 채를 이용해 잡은 만큼 해변 가까이에 출몰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첫 발견 된 곳에서 멀지 않은 송정·해운대 해수욕장 등 다른 해안에서도 충분히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정확한 개체 수나 부산 앞바다로 유입된 경로는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
파란고리문어류는 제주도 해안에는 매년 출몰하고 있다.
경남 거제시와 울산시 등에는 이따금 발견된다.
부산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6월에는 제주도 협재해수욕장 인근 갯바위에서 관광객이 이 문어에 손가락이 물려 응급치료를 받기도 했다.
맹독성 문어 출연 소식에 내달 1일 전국 해수욕장 중 가장 빨리 개장하는 해운대·송정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해운대구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매년 7월 즈음이면 부산 해안에는 강독성인 노무라입깃해파리나 보름달물해파리 등이 출몰해 피서객을 골탕 먹이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해 송정해수욕장에서는 피서객이 해파리에 쏘인 사고가 33건 발생했고,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1건이 발생했다.
구는 매년 해운대 해수욕장 앞 해상에 그물코가 70㎜인 촘촘한 그물을 쳐 해변으로 해파리가 유입되는 것을 막고 있다.
구 관계자는 "올해도 해수욕장 본 개장이 시작되기 전 차단망을 설치해 피서객을 보호할 계획이며 해파리 차단망이 파란선문어 유입도 막아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송정해수욕장의 경우 해저케이블이나 인근 양식장 때문에 차단망 설치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피서객에게 주의하라고 당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광태 수산과학원 식품위생가공과장은 "최근 기후변화로 우리나라 연안에서 아열대성 생물 출현이 늘고 있다"며 "바다에서 화려한 색상을 가진 문어류, 물고기류, 해파리류 등은 독성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맨손으로 만져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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