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주총 코앞에 둔 현대중 노사 막판 기싸움
노조 28일부터 전면파업으로 확대…청와대 앞 기자회견 예고
회사 "화염병 흉내 낸 소주병까지 '흉흉'…불법 사태 우려"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현대중공업 물적분할(법인분할) 주주총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노사가 막판 기싸움에 들어갔다.
노조는 파업 수위를 높이며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등 주총 취소 압박을 강화하고, 회사는 파업 참가자에게 경고장을 보내는 한편 노조에 대화를 촉구하는 등 반발 잠재우기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노조는 27일부터 기존 하루 4시간 부분파업에서 7시간 부분파업으로 파업 시간을 늘린다.
주총을 사흘 앞둔 28일부터는 전면파업에 돌입하고 본격 투쟁에 나선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등으로 구성된 '현중법인분할중단·사내하청임금체불해결촉구울산대책위'는 노조 파업에 보조를 맞춰 27일 울산시청에 이어 28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등이 참여하는 영남권 노동자대회는 오는 30일 주총장인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한마음회관 인근에서 1박 2일로 열릴 예정이다.
노조는 주총 자체를 막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사 측과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지난 22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조합원들이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 사옥 진입을 시도하다가 이를 막는 경찰관을 폭행해 12명이 입건된 일도 있다.
회사는 주총장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노조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에겐 인사 조처할 수 있다는 경고장을 보낸 상태다.
또 사내 유인물 등을 통해 노조가 파업을 벌이면서 안전통로를 막아서고, 오토바이를 골리앗 크레인 레일에 주차해 생산 활동을 방해했으며 예고 없이 전원을 차단하거나 가스 밸브를 차단하는 등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사내소식지에서 "노조사무실 앞에 보란 듯이 화염병 흉내를 낸 빈 소주병이 진열됐고 온갖 흉흉한 소문이 돈다"며 "지금이 80년대인가?"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회사는 이번 파업이 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치지 않은 불법으로 보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회사는 또 노조가 주총 방해를 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며 울산지법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법원은 오는 27일 결과를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또 주총 당일 검사원과 속기사를 현장에 배치해 주주 여부를 확인하고 진행 상황을 기록해 주총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소송 등에 대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총에서 물적분할이 통과되면 기존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으로 바뀌고 비상장사이자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이 새로 설립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신설 현대중공업 주식을 100% 가지게 되며 이후 국내외 기업결합 심사를 통해 대우조선이 인수되면 대우조선 역시 한국조선해양 자회사가 된다.
노조는 물적분할 이후 자산은 중간지주회사에, 부채는 신생 현대중공업에 몰리게 돼 노동자 구조조정과 근로관계 변화 등을 우려해 반대해 왔다.
회사는 고용 안정과 기존 단체협약 승계를 약속하며 노조가 파업을 멈추고 협의에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물적분할 주총은 오는 31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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