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훈련으로 육지∼울릉 여객선 운항 '2시간 더'…승객 불만
통제구역 밖으로 100㎞ 우회해 포항서 5시간 30분 걸려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육지와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이 해군 훈련으로 우회하는 바람에 승객이 2시간가량 더 배에서 시간을 보내는 불편을 겪었다.
24일 경북 포항시와 울릉군 등에 따르면 해군은 이날 오전부터 오후까지 동해 상당 구역을 통제하고 훈련했다.
해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어선이나 여객선 등이 훈련장소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여객선사나 주요 어촌계, 해양수산청 등에 미리 알렸다.
이 때문에 어선과 상선 등은 통제 구간 바깥으로 크게 돌아서 운항해야 했다.
포항과 후포(울진) 등 육지에서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직선으로 갈 수 있는 정상항로 대신 크게 돌아서 가다가 보니 최대 2시간 더 걸렸다.
포항∼울릉 간 여객선 썬라이즈호와 우리누리1호는 정상항로를 이용하면 217㎞로 운항시간이 3시간 30분이지만 우회하다 보니 311㎞로 5시간 30분이나 걸렸다.
포항∼울릉 간 여객선 썬플라워호와 후포∼울릉 간 여객선 씨플라워호도 정상 운항 때보다 각각 1시간과 20분 더 걸렸다.
이처럼 예상보다 훨씬 오랜 시간을 배 안에서 보낸 승객들이 불만을 제기했다.
많은 승객은 "오늘처럼 맑고 바다도 잔잔한 날에 운항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여객선사나 군부대 측에 항의했다.
울릉도에 입항하는 시간이 늦어지면서 울릉도에서 육지로 출발하는 시간도 늦어졌다.
특히 대부분 배가 정상 운항 기준으로 연료탱크 용량을 갖추고 있다 보니 울릉도에서 기름을 채우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울릉도에는 배에 기름을 공급할 수 있는 주유소가 한 곳에 불과하다.
한 선사 관계자는 "부산에서 서울을 갈 때 경부고속도로로 가는 게 아니라 부산에서 목포까지 간 다음 다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간 셈"이라며 "가끔 이런 일이 있지만 이번에는 유달리 크게 돌아가야 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군과 관련한 사항은 보안이어서 구체적으로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