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란티노 감독, 여주인공 제한적 역할 지적에 '발끈'
올해 칸영화제 화제작 '원스 어폰 인 타임 인 할리우드'
(칸[프랑스]=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올해 제72회 칸 영화제의 가장 큰 화제작은 단연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다.
이 영화는 당초 칸 영화제 집행위원회가 지난달 후보작 기자회견을 했을 때는 '완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쟁부문 후보에서 제외됐다가 며칠 뒤 추가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타란티노 감독과 제작진이 편집실에서 밤을 새우며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타란티노는 제47회 칸 영화제에서 '펄프 픽션'(1994)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바 있다.
이 영화는 공개 전부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등 초호화 캐스팅 덕분에 화제 중심에 섰지만, 그 내용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영화 배경이 196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로만 폴란스키의 아내 샤론 테이트가 임신 중 찰스 맨슨의 추종자들에게 살해당한 사건을 왜곡했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칸에서 열린 '원스 어폰 인 타임 인 할리우드' 공식 상영에는 많은 사람이 몰렸다.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팻말을 들고 뤼미에르 대극장 앞을 가득 메웠으며 레드카펫에 선 디캐프리오와 피트를 보기 위한 사람들 발길이 이어졌다. 프레스 상영 역시 다른 영화보다 많은 기자가 참석했다. 프레스 상영 전에는 "스포일러를 자제해달라"는 타란티노 감독의 메시지가 전해지기도 했다.
마침내 베일을 벗은 영화는 샤론 테이트 살인 사건을 그대로 다루지 않는다. 1960년대 할리우드와 로스앤젤레스의 모습을 재현해낸다. 주인공인 릭 달튼이 배우이고 클리프 부스는 그의 스턴트 대역으로 설정돼 극중극이 자주 등장한다. 타란티노 감독 특유의 장기는 후반부에 다 가서야 발휘된다. 그 장면을 위해 2시간 40분이라는 긴 상영 시간이 필요했는지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공식 상영 다음 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각국 기자들의 취재 경쟁도 뜨거웠다. 그 어떤 경쟁부문 영화보다 더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릭 달튼을 연기한 디캐프리오는 기자회견에서 영화에 대해 "(영화) 산업을 향한 연애편지"라고 표현했다.
타란티노 감독은 '샤론 테이트를 연기한 마고 로비의 역할이 제한적이었다'는 질문에 발끈하며 "당신의 가설을 부정한다"고 반박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영화에서 나오는 여성에 대한 폭력에 대한 질문에도 "스포일러가 될 것"이라며 답하지 않았다. 또 샤론 테이트와 같은 실제 인물을 그리는 것에 대해 망설임이 없었냐고 묻자 "아니다"라고 단답형으로 일관했다.
클리프 부스를 맡은 브래드 피트는 영화에 대해 "개인에 대한 폭력이 아니라 순수성에 대한 폭력을 다룬다"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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