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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청년 배전공 추락사…소속 회사 "안전 장비 문제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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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청년 배전공 추락사…소속 회사 "안전 장비 문제없었다"
"제대로 결속하지 않은 사고자 잘못, 새것 구매요청 기록도 없어"
동료 "회사서 초보자가 쓰기엔 문제 있는 장비 지급…잘못 인정해야"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최근 강원도 인제에서 고압전선 가설공사 중 송모(30)씨가 떨어져 숨진 사고와 관련, 소속 회사 측이 "사고 당시 송씨가 착용했던 안전 장비에는 문제가 없고 구매요청도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송씨와 함께 일했던 동료는 "결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장비였다"며 "송씨가 현장 소장에게 장비에 문제가 있음을 얘기하자 장비를 고쳐줬다는 얘기만 들었고, 바꿔주거나 새로 사주지 않았다"고 밝혀 책임 소재를 둘러싼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 회사 대표 A씨는 2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회사에서 파악한 바로는 당시 송씨가 작업 중 안전대를 풀었다가 다시 결속했는데 제대로 결속하지 않고 몸을 기댔다가 그대로 떨어졌다"며 "안타깝지만 송씨의 실수에 의한 낙상사고"라고 말했다.
A씨는 "장비에 문제가 있었다면 감리, 현장소장, 현장대리 등이 작업을 중지시켰을 것"이라며 "장비를 새로 구매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기록도 없었고, 장비 이상 관련해서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한전의 정기 실사에서도, 수시점검에서도 장비에 문제는 없었다"며 "결속장치에 문제가 있었다면 제조회사의 문제"라고 밝혔다.
A씨는 "장비가 불량인지도 모르겠고, 장비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유가족이 주장하는 내용과 회사에서 파악한 내용은 상당 부분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반면 송씨의 한 회사 동료는 이날 연합뉴스에 "송씨가 여러 차례 장비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헤매길래 '제 짝이 아닌데 어떻게 쓰려고 하느냐. 너 이거 쓰다가 큰일 난다'는 얘기를 해줬다"며 "초보자들이 쓰기에는 문제가 있는 장비였다"고 말했다.
이 동료는 "장비 문제는 동료들도 알고 있었고, 송씨가 현장소장에게 장비에 이상이 있다고 얘기했는데 소장이 장비를 안 바꿔주고 손을 봐줬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어 "제대로 결속된 줄 알고 사용한 본인 과실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이런 장비를 지급한 회사에 잘못이 있다"며 "회사에서 장비 문제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씨는 지난 3일 오전 11시 27분께 인제군 서화면 서흥리에서 고압전선 가설공사를 하던 중 추락사고를 당했다.
머리를 심하게 다쳐 수술을 받았으나 깨어나지 못하고, 2주가 지난 17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유가족은 송씨가 회복 불가라는 사실을 듣고 장기를 기증, 송씨는 4명에 새 생명을 주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유가족은 "송씨가 회사로부터 받은 장비가 불량인 탓에 사고가 일어났으며, 사고 전 송씨가 회사에 장비를 바꿔 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의 장비는 일명 '도지나'라고 불리는 '주상안전대'로 추락위험이 있는 배전, 송전, 통신공사 등 작업에 사용된다.
줄과 벨트를 연결해 사용하는 장비로 송씨가 회사로부터 받은 이 장비가 줄과 벨트가 제각각인 '짝짝이'인 탓에 제대로 결속되지 않아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이 유가족의 주장이다.
한편 이 사고를 수사하는 인제경찰서는 현재까지 송씨의 동료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앞으로 관리감독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conany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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