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째 개인전' 씨킴 "변했단 얘기 듣는다…예술의 불로소득"
'미술시장 큰 손' 김창일 아라리오 회장…20년째 작가로도 활동
천안서 다양한 매체 100여점 전시
(천안=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아내도 그렇고 주변에서들 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버티다 보니 10번째 개인전까지 이르렀네요. 그런데 앞으로 갈 길이 더 멀어 보입니다. 하하."
작가 '씨 킴'(CI KIM)으로도 활동 중인 김창일(68) 아라리오 회장이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에서 10번째 개인전을 연다.
2003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첫번째 개인전 이후 16년 만이다. 씨 킴은 2년에 한번꼴로 개인전을 열었고, 단체전에도 여러 차례 참가했다. 천안에서 버스터미널과 백화점 등을 운영하는 기업인이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미술품 수집가의 '한철 딴짓 정도로 보기에는 집요하고 끈기 있게 일궈온 여정이다.
씨 킴이 1989년 프랑스 작가 아르망 페르난데스의 대형 조각을 아라리오 광장에 설치하면서 미술품을 본격 수집했고, 1999년 아예 본격적으로 붓을 잡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2019년 열리는 이번 전시는 더 각별하다.
'보이스 오브 하모니'라는 제목을 단 이번 전시에는 회화, 조각, 설치, 드로잉, 사진, 비디오, 레디메이드 오브제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 100여점이 나왔다.
온갖 물감으로 얼룩진 작업실 바닥 카펫을 캔버스처럼 활용한 작업과 커피 원두에 뜨거운 물을 부어 추출한 액체를 물감처럼 사용한 연작 등에서는 다양한 재료에 도전해온 흔적들이 엿보였다.
제주 바다에 떠밀려온 대형 스티로폼을 주워다 전시하면서 스티로폼 형상을 브론즈로 똑같이 재현한 작품은 실상과 허상의 경계에 의문을 표하는 작업이다.
이날 전시장에서 취재진을 맞이한 씨 킴은 "건방지게 들릴지 모르지만 제가 마에스트로라고 생각하고 관람객들이 다양한 작품들을 하나의 하모니로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제목을 지었다"라고 설명했다.
"예전에 작업하다가 '왜 안 되지'라는 생각에 캔버스를 부수기도 하고 힘들었어요. 계속하다 보니 어느 순간 선들이 화음이 되겠구나 하는 느낌이 왔어요."
작가는 갈수록 얼굴 인상도, 작업도 부드러워지면서 많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서 "작업하면서 나 자신도 치유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예술로 얻은 불로소득"이라며 껄껄 웃었다.
아라리오는 천안뿐 아니라 서울과 제주에도 갤러리를 두고 있다. 씨 킴은 "아라리오의 정신은 생명과 영혼"이라면서 "서울·천안·제주 갤러리는 제 꿈과 이상을 실현하는 기둥인 만큼 이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일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전시는 10월 1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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