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역전쟁 격화 속 고용안정 '총력'…전담 영도소조 출범
'차세대 잠룡' 후춘화 부총리가 컨트롤타워 수장 맡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다시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고용안정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를 새로 구성하며 고용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 국무원은 22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후춘화(胡春華) 부총리를 조장으로 하는 '취업공작영도소조'를 새로 출범시킨다고 밝혔다.
새 영도소조에는 부조장인 장지난(張紀南) 인력자원사회보장부 부장(장관급)을 비롯해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교육부, 재정부, 과학기술부, 공업정보화부, 공안부, 민정부, 농업농촌부, 주택도시농촌건설부, 상무부, 인민은행의 차관급 고위 당국자들이 대거 참여한다.
국무원은 "취업 업무와 관련한 조직·지도·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취업 우선 정책을 더욱 잘 실시하기 위한 차원에서 취업공작영도소조를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실업률은 현재 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월 도시 실업률이 5.3%로 2017년 2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기는 했지만 4월에는 5.0%로 내려왔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미중 무역 전쟁의 충격파 속에서 첨단 정보통신 분야에서부터 전통적인 제조업 산업을 막론하고 실업 증가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경기 둔화 국면 속에서 취약 계층인 농민공(農民工·농촌 출신 도시 근로자)들이 실제로 일자리를 많이 잃었지만 이들이 통계 처리 과정에서 '귀향 창업'을 한 것으로 분류되면서 실업률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용안정은 민심에 직결되는 핵심 정책 과제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는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내부가 동요하지 않도록 고용안정 유지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중국 당·정은 연초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올해 역점을 둔 '6가지 안정'(6穩) 목표를 제시하면서 '고용안정'을 가장 먼저 앞세웠다.
이어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3월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연례회의 때 업무보고에 고용안정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한편, 중요한 역할이 부여된 새 영도소조 책임자로 후 부총리가 임명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후 부총리는 지난 3월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국가 수해·가뭄 지휘부 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일각에서 그의 정치적 위상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올해 56세로 비교적 젊은 지도자인 후 부총리는 한때 포스트 시진핑 시대를 이끌어나갈 6세대 지도부의 핵심 구성원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 속에서 주목받던 인물이다.
2017년 19차 당 대회에서 최고 지도부의 일원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하고 다시 '잠룡'으로 돌아가 내공을 다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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