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제소한 전 필리핀 대법관, 홍콩 공항서 4시간 억류 수모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등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한 전 필리핀 대법관이 홍콩 공항에서 4시간이나 억류되는 수모를 당했다.
2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콘치타 카르피오 모랄레스 전 필리핀 대법관 겸 옴부즈맨사무소 최고책임자는 전날 오전 11시(이하 현지시간)께 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4박 5일간의 가족여행을 즐기기 위해서다.
그러나 모랄레스 전 대법관은 입국을 거부당했고, 출입국 심사 때문이라는 설명만 들었다.
이후 4시간가량 억류된 모랄레스 전 대법관은 결국 입국을 허가받았지만, 홍콩 여행을 포기하고 가족과 함께 같은 날 오후 6시 비행기로 귀국했다.
홍콩 공항 관계자는 "모랄레스 전 대법관의 입국 거부는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고 일간 필리핀 스타가 전했다.
이에 대해 프랜시스 판길리난 상원의원은 "중국을 법정에 세우려는 그녀의 용감한 행위에 대한 명백한 보복"이라고 비판했다.
모랄레스 전 대법관은 지난 3월 앨버트 델 로사리오 전 필리핀 외무장관과 함께 "시 주석 등이 남중국해에서 반인류 범죄를 저질렀다"며 ICC에 제소했다.
그는 당시 "시 주석 등은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인공섬을 조성해 대규모 환경파괴를 유발하고 32만여 명의 필리핀 어민을 포함해 수많은 어민의 어장 접근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대대적이고 영구적인 것에 가까운 환경파괴 가운데 하나일 뿐만 아니라 필리핀을 포함해 남중국해 연안 국가들의 식량·에너지 안보를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