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막'뒤에 머물던 美 뮬러 특검, 의회 증언대서 '입' 열게 될까
뮬러-하원 법사위측 줄다리기…CNN "뮬러, 정치적으로 비칠까봐 공개증언 꺼려"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러시아 스캔들' 수사의 주인공인 로버트 뮬러 특검이 의회의 공개 증언대에 모습을 드러내게 될까.
이번 특검 수사에서 핵심적 진술을 한 도널드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의 '소환 불응' 지시에 따라 이날 하원 법사위의 출석 요구에 불응, 증언이 무산된 가운데 이제 관심은 뮬러 특검의 공개 증언이 현실화할지 여부로 쏠리고 있다.
현재 이 문제를 놓고 뮬러 특검 측과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 법사위 간에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하원 법사위(위원장 제리 내들러)가 뮬러 특검의 증언을 추진해왔지만, 뮬러 특검팀은 공개적으로 증언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미 CNN방송이 이 사안에 대해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의회에서 공개적으로 '입'을 열게 될 경우 정치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뮬러 특검은 지난 22개월간 수사하는 내내 대중에 모습을 내놓지 않은 채 '장막' 뒤에 머물러 왔다.
현재 비공개로 증언하는 방안을 포함해 여러 가지 선택지를 놓고 하원 법사위와 특검팀 간에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CNN은 전했다.
앞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증언을 할지는 로버트(뮬러 특검)의 결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민주당 소속의 제리 내들러(뉴욕) 법사위원장은 뮬러 특검이 증언대에 나와 공개적으로 발언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으며, 필요시 소환장을 발부하겠다는 뜻도 내비쳐 왔다.
내들러 위원장은 또한 CNN에 "뮬러 특검이 수사가 끝났는데도 계속 출근하며 왜 계속 법무부에 고용된 사람처럼 행동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도 뮬러 특검과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의회 증언의 공개 수위 등을 놓고 합의점에 달하지 못한 채 교착상태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특검 사무실과 법무부 고위 당국자들이 하원 법사위 측과 내밀히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WP는 전했다.
관련 사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인사는 법무부가 뮬러 특검에게 관련 사안을 일임한 가운데 뮬러 특검은 특검 수사결과 보고서에 공개된 것 이상의 내용에 대해서는 비공개로 밝히길 원한다고 WP에 전했다. 그러나 또 다른 인사는 전국적으로 전파를 타게 될 청문회 형식을 거부하고 있는 건 뮬러 특검 본인이라기보다는 법무부라고 귀띔했다.
민주당은 뮬러 특검이 의회에 나오게 될 경우 특검팀이 판단을 보류한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 정확히 어떻게 생각하는지, 윌리엄 바 법무장관의 수사결과 대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등에 대해 파상공세를 펴겠다고 벼르고 있다.
특히 뮬러 특검이 지난달 말 바 장관이 의회에 보낸 수사결과 보고서 요약본이 수사결과의 본질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불만을 제기한 편지에 대해서도 물어본다는 방침이다.
현재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종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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