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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기부로' 9년째 두 아이 손잡고 나온 소방관 워킹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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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기부로' 9년째 두 아이 손잡고 나온 소방관 워킹맘
경기 부천소방서 김경미 소방관 가족
"큰 희생 없이 변화 만들 수 있다"
"남을 돕겠다는 마음 있어야 바로 행동에 옮길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남을 돕겠다는 마음을 항상 지니는 게 중요해요. 도와줄 자세가 되어있는 사람은 기회가 왔을 때 바로 행동에 옮길 수 있거든요. 저희가 매년 마라톤에 참가하는 이유입니다"
2011년부터 9년간 매년 빼놓지 않고 국제어린이마라톤에 참여한 경기 부천소방서 소속 김경미(40) 소방관 가족은 마라톤 대회 개근 비결에 대해 "준비된 사람만이 남을 도울 수 있다"며 당차게 말했다.
아들 조희윤(12) 군, 딸 조아현(10) 양과 대회에 참가한 김 씨는 "직업상 근무 스케쥴이 일정하지 않아 참가 날짜에 맞춰 매년 휴가를 써 일정을 조정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막내 아현이는 첫 대회 때 유모차를 타고 마라톤 코스를 돌았다"며 "너무 어릴 때부터 참가해 대회의 의미를 잘 몰랐는데 5∼6년 전부터는 아이들이 먼저 마라톤 대회 일정을 체크하기도 한다"고 뿌듯해했다.
일찍부터 나눔의 기쁨을 깨우친 아이들은 이번 대회의 목적과 취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조 군은 "아프리카에 5살을 넘기지 못하고 죽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다고 들었다"며 "우리가 뛰어서 기부하면 이 아이들이 살 수 있다"고 어른스럽게 설명했다.
걸음마를 뗀 직후부터 매년 마라톤 행사장을 뛰어다닌 조 양은 "이벤트 부스 중에 말라리아존이 가장 재미있다"며 "말라리아존에 가면 모기 분장을 한 사람들이 있는데 모기를 없애면 말라리아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 씨가 세이브더칠드런을 알게 된 계기는 그의 직업과 무관치 않다.
김 씨는 "김포시에서 일할 때 톨게이트에 신생아가 버려진 사건이 발생해 현장에 출동한 적이 있다"며 "그 이후 세이브더칠드런의 신생아 모자뜨기 캠페인을 알게 됐고 이를 계기로 세이브더칠드런 활동에 관심이 커져 이렇게 마라톤에 매년 오게 됐다"고 말했다.
평소에 많은 생명을 구하는데 쉬는 날에도 이런 나눔 활동에 참여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질문하자 그는 "많은 시민이 소방관은 봉사하는 일이라고 말씀해주시지만, 직업이고 일로써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며 "전 세계에 자신의 삶을 통째로 희생하면서 봉사하는 분들이 많으시다"며 겸손해했다.
두 아이의 엄마로, 소방관으로 바쁘게 살아가는 김 씨가 없는 시간을 쪼개가며 매년 국제어린이마라톤에 오는 이유는 아이들에게 이 보다 더 좋은 교육이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들에게 자신을 희생해서 봉사하는 것은 어렵다고 가끔 이야기한다"며"이런 소소한 봉사는 큰 희생 없이도 작은 변화를 만들 수 있어 꾸준히 참여한다"고 말했다.
엄마를 닮은 아이들은 전 세계 아동들을 위해 힘찬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우리가 도와줄테니 오래오래 살고, 학교에 꼭 가서 같이 열심히 공부하자"(조희윤)
"친구들아, 화이팅!"(조아현)

sujin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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