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들 "미중 추가 고위급 협상 급할 것 없어"
"美 태도 현실적이어야 므누신 장관 방중 가능"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중 무역 전쟁이 다시 확대일로에 접어든 가운데 중국 측 전문가들은 자국이 차기 고위급 무역협상에 급하게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의 국제 문제 전문가 타오원자오는 중국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방중을 기다린다고 해서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타오원자오는 "미국 측에 계속 신뢰가 부족하다면 그(므누신 장관)가 언제 오는지를 계산하고 있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그간 여러 차례의 협상을 통해서 쌍방 간에는 이미 충분한 대화가 오갔다"고 말했다.
타오원자오는 "추가 대화는 미국이 최종적으로 (잠에서) 깨어나 무역 전쟁이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았을 때만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무역협상이 결렬된 직후인 지난 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여러 어려움에도 협상 추세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쌍방이 나중에 베이징에서 다시 만나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지난 15일(현지시간) '조만간'(soon) 중국에 가 추가 고위급 무역협상에 나설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미중 양국의 무역협상 책임자들의 이 같은 발언에도 실제로 양국 간 추가 협상 일정은 아직 구체화하고 있지 않다.
중국 상무부의 가오펑(高峰) 대변인은 지난 16일 주례 브리핑에서 추가 무역협상을 위해 미국 대표단이 언제 베이징을 방문할 것이냐는 물음에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미중 갈등이 격화일로 양상을 보이면서 추가 협상 가능성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은 각각 2천억 달러, 600억 달러어치의 상대국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 세율을 높여 사실상 '무역 전쟁 휴전'을 깬 데 이어 화웨이(華爲) 제재, 미국산 돼지고기 구입 취소 등 추가 조치까지 서로 내놓았다.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은 미국이 '현실적'(realistic)이 될 수 있을 때만 므누신 장관의 방중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교착 상태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자 원장은 "미국 측이 합의 이후에도 고율 관세를 주장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접근 방식 역시 공정한 합의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측 전문가들의 이 같은 논조는 최근 들어 중국 정부의 대미 입장이 한층 강경해진 가운데 관영 매체들이 '강도'라는 거친 수식어를 동원할 정도로 대미 비난 강도를 높이는 최근의 중국 내 분위기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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