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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원 육박한 환율 수출 반등 이끄나…'이번엔 달라' 반론도
2017년 환율 1,200원 돌파하자 수출도 늘었던 경험에 '희망'
"수출 수축기에는 환율·수출 상관관계 낮아져" 반론 만만치 않아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를 눈앞에 두면서 고환율이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수출품의 달러화 표시 가격이 내리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생긴다. 이에 따라 수출 물량이 늘고 수출액도 커진다. 다만 가격이 하락했을 때 물량이 얼마나 늘어나느냐에 따라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효과의 크기가 달라진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넘었던 2017년 초를 보면 고환율, 글로벌 경기 회복, 반도체 호조 덕에 수출도 크게 늘었다.
한국의 2017년 1분기 수출액은 1천323억달러로 1년 전보다 14.9% 증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통화의 실질 가치가 10% 낮아지면 순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1.5%가량 늘어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어 통화가치 절하가 수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율 급등세가 곧바로 수출 반등으로 이어지는 가설이 이번에도 적용될지에 대해선 상당한 이견이 있다.
19일 한국은행 BOK경제연구의 '국면전환을 고려한 수출변화에 관한 실증연구' 보고서를 보면 수출 확장기에는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이 1%포인트 하락하면 수출 증가율이 1.67%포인트 상승했지만, 수출 수축기에는 실질실효환율 하락이 수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통계적으로 분명히 나타나지 않았다.
실효환율이란 미국, 중국 등 교역상대국 통화에 견준 원화의 실제 가치를 말한다.
글로벌 수요 둔화에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상황이라면, 고환율에 달러화 표시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물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세완 이화여대 교수는 "현재 수출이 수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실질실효환율 하락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앞서 내놓은 '환율이 수출 및 내수에 미친 영향에 대한 재고찰' 보고서는 "2000년대 이후 수출에는 환율 상승보다 글로벌 경기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1999∼2007년에는 원화가 4.9% 절상됐으나 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12.7%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2008∼2017년에는 원화가 1.6% 절하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출 증가율은 5.2%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원화 가치가 낮아졌지만 수출 증가세는 오히려 꺾였다.
반도체 등 주력 제조업의 경우 국제시장 가격보다 글로벌 수요가 수출 물량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다.
또 스마트폰 생산 공장 등이 해외로 이전하면서 현지 통화 혹은 달러화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승이 가격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도 작아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환율변화가 한국기업에 미치는 영향분석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도 환율 상승이 오히려 수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도 봤다.
미중 무역갈등이 쉽게 해소되지 못하면서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도 수출 반등을 낙관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격 경쟁력보다는 브랜드 경쟁력, 기술 수준 등 비가격경쟁력이 수출에 더 중요하다"며 "한국기업들의 비가격경쟁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수출 반등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js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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