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01.24

  • 20.61
  • 0.83%
코스닥

677.01

  • 3.66
  • 0.54%
1/3

'정보경찰' 불법 전력, 수사권조정 발목 잡을까…경찰 노심초사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정보경찰' 불법 전력, 수사권조정 발목 잡을까…경찰 노심초사
수사권조정 반대 논리에 빌미…검찰 "경찰 공룡화 우려"
정보국 해체·기능 쪼개기 등 개혁 요구 봇물…경찰청장 내주 간담회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정말 정보국 해체밖에는 답이 없을까요."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국회의원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구속된 데 대해 18일 한 경찰청 관계자는 큰 당혹감을 드러냈다.
한창 논의가 진행 중인 검경 수사권조정 국면에서 전직 경찰청장이 구속되고 보수정권에서 자행된 정보경찰의 불법활동이 속속 드러나면서 경찰은 뒤숭숭한 모습이다.
특히 정보경찰의 활동이 수사권조정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경찰은 우려하고 있다.
경찰 정보관들은 그동안 사회 각 분야 치안정보를 수집해 왔으나 '사찰'과 경계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정치 권력의 '통치 보좌' 수단으로 활용된 일도 많았다.
실제로 강 전 청장은 2016년 4월 제20대 총선 당시 경찰 정보라인을 이용해 친박계를 위한 맞춤형 선거 정보를 수집하고 선거대책을 수립한 혐의로 구속됐다.
'정보경찰'은 경찰로서는 최대 무기이기도 하지만, 현재 수사권조정 국면에서 이처럼 큰 약점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검찰이 현재 수사권조정안을 반대하는 주요 논리는 '경찰의 비대화'다.
수사권조정으로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주고 수사권에 정보권까지 더해지면 경찰이 필요 이상으로 비대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경찰은 자체 개혁안에 따라 정보경찰의 규모와 직무 범위를 줄여나가고 있다고 반박한다.
실제 경찰청은 올해 1월 정보활동 범위와 기본 원칙, 정보수집 활동 유의사항 등을 담은 내부 훈령 '정보경찰 활동규칙'을 제정해 무분별한 정보활동을 막고 있다. 또 준법지원감시팀을 만들어 위법한 정보활동이 있는지 감시하고 정보관 인력도 감축하고 있다.

한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국민의 신뢰를 제대로 얻기 위해서는 정보경찰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작별해야 한다"며 "선거개입 등 비정상적인 정보활동을 못 하도록 막고 부당한 지시는 거부할 수 있도록 해야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일선 정보관들 사이에서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한 정보관은 "물론 선거개입은 잘못된 일이지만 정권의 압력으로 이뤄진 불법 행위를 정보경찰의 잘못만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며 "일선 정보관들의 사기저하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연 현 정권이 정보경찰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 정보경찰을 해체해야 한다고 보는지 의문"이라며 "청와대가 정보경찰의 보고는 받으면서 비난여론에 대해서는 뒷짐만 지고 있는 격"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국정원의 국내 정보수집 기능이 사라진 상태에서 경찰의 정보기능마저 없애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직무 범위를 넘어선 '정보경찰' 개혁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경찰개혁위원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기능 쪼개기'를 통한 정보국 해체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양 변호사는 "정책정보처럼 치안과 무관한 정보는 경찰이 다뤄서는 안 된다"며 "필요하면 다른 부서로 이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테면 집회시위 상황관리와 관련한 정보는 경비국에서, 각종 범죄와 관련한 정보는 수사국에서 정보를 관리하는 게 맞다"며 "이런저런 기능별 정보를 떼어주고 나면 정보에 대한 종합적 분석과 판단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현재처럼 국(局) 단위 조직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대 교수는 "일단 정보경찰이 치안정보와 무관한 정보활동을 해서는 결코 안 된다"면서도 "다만 범죄정보나 대테러 정보 등은 반드시 정보수집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정보활동을 기능별로 갈라놓는 것은 효율성의 문제가 있고 경찰에서 정보국을 따로 떼어내는 것은 '제2의 국정원'을 만드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정보기능을 유지하되 불법 활동이 없도록 규제와 감시를 강화하는 게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민갑룡 경찰청장은 다음 주 기자들과 만나 수사권조정과 정보경찰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17일 휴가를 보낸 민 청장은 오는 21일 출입기자단과의 정례 기자간담회를 진행한다.
앞서 문무일 검찰총장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수사권조정법안에 대해 거듭 반대입장을 표명한 터라 경찰 수장의 입에 관심이 쏠린다.
민 청장은 20일에는 당정청 협의회에도 참석해 경찰의 입장을 설명한다. 이번 협의회에서는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해 경찰권력 비대화 방지 방안 등을 다룰 예정이다.
kih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