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난민' 이탈리아 부총리, 난민 65명 태운 구조선 입항 불허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지중해 리비아 연안에서 조난한 난민 65명이 구조됐으나 반(反)난민 정책을 밀어붙이는 이탈리아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이들의 입항을 거부해 해상에 발이 묶일 처지에 놓였다.
15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pa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난민구조단체 시워치는 이날 리비아 서북부지역 항구도시 주와라에서 북쪽으로 55㎞ 떨어진 공해상에서 난민 65명을 구조했다.
이들은 당시 고무보트를 탄 채 표류하고 있었다. 난민 구조선인 '시워치 3호'에 승선한 이들 중에는 여성 11명과 어린이 7명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 모두 건강한 상태라고 시워치는 전했다.
시워치는 이탈리아, 몰타, 리비아, 네덜란드 등의 관련 당국에 구조 사실을 통보하고 입항 가능한 항구를 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살비니 부총리는 구조된 난민을 태운 시워치 3호의 입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방금 해당 난민 구조선의 이탈리아 영해 입항을 불허하는 명령서(injunction order)에 서명했다"며 "우리 항구의 문은 닫혀있다"고 밝혔다.
극우 성향 정당인 '동맹'을 이끄는 살비니 부총리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난민구조선 입항을 거부해 주변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그는 특히 다음 주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지지자 결집을 위해 반난민 정서를 자극하는 태도를 한층 더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지중해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리비아-이탈리아 루트는 유엔이 "난민이 목숨을 걸고 건너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바다"라고 언급할 정도로 사고 위험이 높은 지역이다.
유럽연합(EU)은 난민구조 등을 위해 지중해 해상에서 순시 활동을 해왔으나 이탈리아의 반대로 지난 3월 이를 중단했다.
앞서 영국의 일부 언론은 살비니 부총리가 지중해 난민을 구조하는 비정부기구(NGO)에 난민 1인당 최고 5천500 유로(약 732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령을 조만간 각료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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