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바다 75%는 중금속·화학물질 오염된 '문제 구역'"
유럽환경청 조사…발트해 96%, 흑해 91%, 지중해 87% '문제 지역'
DDT·카드뮴·수은 오염 감소세지만 방염물질 오염 여전…"통제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유럽지역 바다의 75%가량이 여전히 중금속과 독성 화학물질로 심각한 오염 상태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적으로 금지 또는 사용제한 대상이 된 중금속과 화학물질 오염은 줄었지만, 새로운 오염물질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어 화학물질 사용에 대한 강력한 감시와 통제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럽환경청(EEA)은 이날 내놓은 '유럽 바다의 오염물질'(Contaminants in Europe's seas) 제하 보고서에서 중금속과 혼합된 독성 화학물질이 지속해서 유럽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EEA는 유럽 전역의 조사 대상구역 중 75%가량이 오염 기준상 '문제 구역'(Problem Areas)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특히 발트해의 경우 전체 조사 대상 구역 중 96%가량이 일부 유해물질 오염 '문제 구역'으로 분류됐다.
흑해는 오염 '문제 구역' 비율이 91%, 지중해는 87%, 북동 대서양도 75%에 달했다.
EEA는 살충제 DDT와 카드뮴, 수은 등의 중금속 해양 오염 상태는 대체로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 독성 오염물질이 국제적으로 전면적인 사용금지 대상이 되거나 강력한 사용규제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발트해에서 흰 꼬리 바다 독수리가 다시 산란을 시작한 것이 DDT의 해수 오염 감소의 증거라고 EEA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전통적'인 악성 오염물질이 줄어드는 이면에 새로운 화학물질에 의한 오염은 여전하다.
특히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해 건축자재 등에 사용하는 화학물질인 방염제(防焰製)에 의한 오염은 여전하며, 아프리카 지역에서 사용되는 DDT가 대서양으로 흘러들어오기도 한다고 EEA는 진단했다.
EEA는 중금속과 화학물질에 의한 해양 오염을 줄이기 위해 화학물질에 대한 사용규제와 해양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존니 렉커는 "2분 30초에 하나꼴로 새로운 화학물질이 생성되고 새로운 약품은 계속 발명돼 하수로 녹아들지만 그게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도 알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젊은 남성의 정자 수가 30년 전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독일의 사례를 거론하면서 "특정 오염과 정자 수 감소의 인과관계를 밝히기란 어렵다. 그러나 동물 실험이나 인체 건강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되는 PCB 등 내분비계 교란 물질이 정자 수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비록 다수의 석탄 화력발전소가 문을 닫고 수은 배출량을 줄이려는 기술적 노력이 이어지지만, 화력발전소는 여전히 유럽을 오염시키고 있으며, 이곳에서 나온 오염물질은 한번 바다에 들어가면 잘 사라지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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