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교육예산 삭감 둘러싸고 반발 확산…전국에서 반대 시위
하원, 전체회의 의결로 교육장관 소환…보우소나루 정부에 타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재정적자 완화 방안의 하나로 교육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밝힌 이후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브라질 전국 27개 주(브라질리아 연방특구 포함)의 주도(州都)에서 15일(현지시간) 교수와 교직원, 대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예산 삭감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오전 수도 브라질리아와 최대 도시 상파울루 등에서 시작된 시위는 오후 들어 사회단체와 정당, 노동단체 등이 가세하면서 전국의 대도시로 번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 규모가 커지면서 경찰이 최루가스를 쏘며 해산에 나서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
상파울루 시에서는 최대 규모 학생단체인 전국학생연합(UNE)과 공립대학 교수협의회(Apeoesp) 주도로 시내 중심가에서 집회와 시위가 열렸다.
시위 참가자들은 대학과 연구기관에 대한 예산 삭감과 기초 교육에 대한 투자 부족을 강하게 비난했다.
상파울루 대학(USP)을 비롯한 상파울루 지역 3개 대학 교수협의회는 전날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예산 삭감이 대학교육의 후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성토했다.
앞서 교육부는 유아교육부터 석·박사 과정에 이르는 교육 분야 전반에 대해 예산을 동결하거나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대학의 예산은 30% 정도가 줄어들게 된다.
교육예산 삭감 문제는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연방하원은 전날 전체회의를 열어 압도적인 찬성으로 아브랑 베인트라우비 교육장관 소환을 결정했으며, 베인트라우비 장관은 이날 하원에 나와 예산 삭감 배경을 설명해야 한다.
하원의 소환 결정은 사실상 교육장관에 대한 불신임으로 해석되면서 보우소나루 정부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 정부 출범 이후 전국 단위의 시위가 처음 벌어졌다는 점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큰 부담을 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다음 달에는 노동계의 총파업이 예고된 상태다.
노동계는 지난 2017년부터 추진된 노동개혁이 정부의 약속과 달리 고용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노동환경을 악화시켰다고 반발하면서 오는 6월 14일을 전후해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이는 보우소나루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개혁안이 하원 전체회의로 넘겨지는 시기에 맞춘 것으로, 노동개혁과 연금개혁에 대한 노동계의 거부감을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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