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소방 "기계 고장 아니어서 재시험 불가"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충남도 소방공무원 체력검정 시험 과정에서 빚어진 오류로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소방공무원 시험을 치른 박나라(28) 씨는 14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윗몸 일으키기 측정 장비의 센서 오작동으로 인해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며 "피해를 본 수험생들에게 재시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씨에 따르면 지난 9일 윗몸 일으키기를 측정하는 장비에서 10여초 동안 윗몸 일으키기 횟수를 재는 시험을 치렀지만, 장비 센서가 자신의 상체가 올라오는 모습을 인식하지 못해 0개로 처리됐다.
이에 감독관이 시험을 중단시키고 다시 윗몸 일으키기 개수를 측정했으나 30초 동안 20개 넘게 했음에도 10개밖에 기록되지 않자 중도에 포기, 결국 0점 처리됐다.
박씨는 "시험이 중단된 이후 감독관에게 기계를 바꿔 달라고 했지만 원칙에 어긋난다며 들어주지 않았다"며 "이어진 시험에서 제대로 된 자세로 윗몸 일으키기를 했음에도 기계 센서가 머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시험을 치르지 못한 만큼 재응시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충남도 소방본부가 이날 공개한 시험 당시 영상을 보면 박씨는 등판에 등을 대고 가슴에 손을 얹은 채 센서가 있는 곳까지 상체를 충분히 구부렸음에도 측정 장비에 기록되지 않았다.
영상에는 박씨가 장비의 채점판을 계속 쳐다보며 의아해 하는 모습이 담겼다.
윗몸 일으키기 체력검정은 기계가 센서를 통해 등판이 닿는 부분과 머리가 가슴 높이까지 올라오는 부분을 인식해 이뤄진다.
박씨의 경우 머리를 너무 많이 구부려 센서의 높이와 머리 위치가 맞지 않아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도 소방본부는 설명했다.
이날 박씨와 같은 이유로 문제를 제기한 응시자가 3∼4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찬 충남소방본부 소방행정과장은 "박씨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사람이 개수를 집계하는 대전에서 시험을 치렀다면 박씨의 윗몸 일으키기가 유효로 처리됐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제작사에 측정 장비를 점검 의뢰한 결과 센서 고장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른 응시생과 형평성 차원에서 재시험 기회는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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