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 성장하려면 남북한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맺어야"
대외경제硏 보고서…"남북 CEPA→동북아 지역무역협정→북한 WTO 가입"
(세종=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북한 경제를 단기간에 성장시키기 위해 남북한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체결로 첫 단추를 끼우고 단계적으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까지 진행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4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북한의 무역제도 연구: 남북한 CEPA 체결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에서는 북한이 단기 성장하려면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을 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단계적으로 무역관련법과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장 첫 단계는 남북한 CEPA 체결이다.
과거 남북한이 채택한 4대 경제협력 합의서는 남북한 간의 교역은 민족 내부 거래로 보고 무관세 거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무관세 거래가 WTO 최혜국 대우 원칙을 위반할 소지가 있으므로 중장기적으로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남북한 CEPA를 체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북한의 무역 관련 제도 개선 기반을 다질 수 있다.
다음 단계로는 중국, 러시아, 일본,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무역협정을 체결한다.
북한 입장에서는 저렴한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을 활용해 수출시장을 확대하고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자본과 노동 교류를 일부 허용하며 지적 재산권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를 개편하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경제통계를 외부에 공개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 단계는 북한의 WTO 가입이다.
WTO의 문턱은 높은 편이다. 체제전환국 19곳이 가입하는데 걸린 평균 기간은 9년 10개월이었으며, 카자흐스탄의 경우 19년 9개월 만에 가까스로 가입하기도 했다.
또 WTO 규범은 기본적으로 북한과 같은 계획경제 체제를 인정하지 않을뿐더러 요구하는 사회·경제적 개혁 수준이 매우 엄격한 편이다.
하지만 북한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제시장에 편입돼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WTO 가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남북한 CEPA 체결이 북한의 무역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북한 경제성장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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