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바이러스의 '가장 친한 친구'는 저습도"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겨울철에 독감에 잘 걸리는 가장 큰 이유가 저습도(low humidity) 때문임을 확인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대학 의대의 이와사키 아키코 면역학 교수 연구팀은 겨울철 낮은 습도가 독감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우리 몸의 면역력을 약화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3일 보도했다.
사람처럼 바이러스 감염에 저항하도록 유전자를 변형시킨 모델 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 쥐들을 온도는 일정하고 습도만 높거나 낮은 방에 넣고 A형 독감 바이러스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습도가 낮은 방에 있던 쥐들은 3가지 측면에서 면역반응이 방해를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선 저습도는 기도 상피세포의 구조를 이루는 털(hair)처럼 생긴 섬모(cilia)가 바이러스 분자와 점액을 제거하지 못하게 방해했다.
저습도는 또 기도 상피세포가 바이러스가 폐에 유발한 손상을 수리하는 능력을 감소시켰다.
마지막으로 저습도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가 이웃 세포들에 바이러스의 위협을 경고하기 위해 신호 전달 단백질인 인터페론을 방출하는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시켰다.
이는 겨울철 공기가 건조할 때 독감 바이러스가 극성을 떠는 이유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습도가 독감 발생의 유일한 위험요인은 아니지만, 독감 예방을 위해서는 가정, 학교, 직장, 병원 등에서 가습기로 실내 습도를 높여주어야 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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