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원내대표 경선 D-1…국민의당계 'L4' 표심이 열쇠
권은희·김삼화·김수민·신용현 등 중립지대 표심 촉각…1∼2표차 당락 예상
'손학규 체제' 신임여부 변수…김성식 "질서있는 퇴진" vs 오신환 "즉각 퇴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경선이 14일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당 출신 여성의원 4명의 표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내에서 'L4'(Lady 4)로 불리는 국민의당 출신 권은희·김삼화·김수민·신용현 의원의 표 향방에 따라 차기 원내대표 선거 당락이 좌지우지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당내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국민의당 출신 김성식 후보와 바른정당 출신 오신환 후보 측은 각각 8∼9표를 확고한 지지표로 계산하고 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총 유효표는 사실상 24표인 만큼, 8표 정도가 '중립지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중립지대'에 있는 의원 중 대표 그룹으로 'L4'가 꼽힌다.
이들 4명의 여성의원이 그동안 주요 사안을 놓고 비교적 통일된 입장을 보여온 만큼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공동행동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두 후보가 'L4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성의원들은 그동안 손학규 대표의 즉각적인 사퇴보다는 단계적 퇴진을 요구해왔다"며 "이는 혁신위를 통한 리더십 재창출을 강조한 김 후보 입장과 맞닿아 있는 만큼 여성의원들이 함께 지지해 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오 후보 측은 당 지도부의 패스트트랙 강행 과정에서 이들 여성의원들이 '당권 반대파'로 선회했다고 보고 이번 경선에서 확실한 표 지원을 통해 지도부를 심판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상황이다.
김중로·이동섭·이태규 의원 등 다른 안철수계 의원들도 '중립지대'로 분류된다. 행여 여성의원들의 표가 갈릴 경우 이들 의원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캐스팅보트가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중립지대 의원들이 7∼8명이나 되는 상황이어서 투표함을 열기까지는 깜깜한 상황"이라며 "1∼2표 차로 당선, 낙선이 결정될 것으로 보는 게 중론"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각종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막판 표심 경쟁을 펼쳤다.
'손학규 체제'의 유지를 놓고 김 후보는 '질서 있는 퇴진'을 주장한 반면 오 후보는 '즉각 퇴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각을 세웠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손학규 지도체제'에 대한 신임여부를 묻는 장이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김 후보는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리더십에 일신이 필요하다는 것은 공통된 생각"이라며 "당선되면 최고위 합의로 혁신위원회를 만들어 지도부 거취까지 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초계파적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당 화합을 전제로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를 포함해 모든 정치적 자산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의원은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 "지금 우리 당은 죽음의 계곡을 걷고 있다"며 "원내대표에 당선되면 현 지도부를 퇴진시키고 당을 하나로 자강·혁신으로 한 데 묶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 통합 이후 화학적 결합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며 "그러한 역할을 해 온 것을, 또 그 진정성을 L4, 여성의원들도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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