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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 "수사권조정, 검찰 우려 받아들일 것" 검사장들에 이메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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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 "수사권조정, 검찰 우려 받아들일 것" 검사장들에 이메일(종합)
검찰 직접수사 범위 확대,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권한 강화 등 제안
"최소 6개월 합리적 수정·보완 진행"…'검찰 패싱' 1년여만에 의견수렴 논란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3일 전국의 검사장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관련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검사장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향후 수사권 조정 법안의 수정·보완 과정에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사들이 우려하는 부분들이 법안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크게 네 가지 보완책을 제시했다.
박 장관은 우선 경찰이 검찰에 송치한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이 새로운 혐의를 발견한다면 직접수사를 할 수 있도록 직접수사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는 "죄명과 무관하게 공범 및 수사 과정에서 확인되는 관련 범죄는 모두 검사의 직접수사가 가능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에 대한 검찰의 보완수사 권한을 강화하겠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법안에는 검찰이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을 때 경찰이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이행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는데 '정당한 이유'라는 문구를 삭제하거나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찰이 지체 없이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를 이행하도록 한다는 의미다.
경찰이 1차로 수사를 종결한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이 송치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 장관은 "사법경찰관의 불송치 사건 1차 종결권을 도입하면서도, 이로 인해 검사의 기소 권한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경찰이) 1차 종결한 사건에 대해 검사가 재수사요구뿐 아니라 필요한 경우에는 해당 사건을 송치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제시했다.
박 장관은 피의자 신문 조서의 증거능력과 관련해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심층적인 검토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의 이런 메시지는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의 큰 틀을 유지하되 검찰의 요구 중 합리적 부분은 받아들여 논란을 줄이고 신속히 입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검찰 간부들과 일선 검사들이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상정된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국민의 기본권 침해, 경찰 권력 비대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검사들의 이런 걱정과 우려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하고, 의견을 존중하며 경청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법안이 합리적으로 수정·보완될 것이며 이 과정은 최소한 6개월 이상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이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보완책을 제시한 가운데 문무일 검찰총장은 당초 14∼15일께로 예정됐던 기자간담회를 다음 주께로 미뤘다.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여러 쟁점 등 검토할 사항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장관의 이메일 역시 기자간담회를 연기하고 우선 쟁점 검토를 벌이기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문 총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수사권 조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 등 자체 개혁안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박 장관의 이메일 내용은 청와대와의 교감 속에 마련되지 않았겠냐는 관측이 법조계 안팎에서 나온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문 총장의 반발에 대해 "검경 수사권 조정이 법제화되면 경찰 권력이 비대해진다는 우려가 있다. 문 총장의 우려 역시 경청돼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지난 8일에도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주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두고 검찰의 사후통제가 설계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장관이 '달래기'에 나섰지만 부글부글 끓는 검찰 내부 분위기가 가라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3월 정부의 수사권 조정 합의안 마련 이후 1년 2개월간 논의 과정에서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다가 뒤늦게 수정·보완 가능성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정부 합의안 마련 당시 '검찰 패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법무부가 검찰의 의견을 외면한 채 합의안 도출을 밀어붙였다는 논란이 법조계에서는 불거진 바 있다.
박 장관은 이날 이메일에서 수사권 조정 문제는 검찰과 경찰 간 기존의 불신을 전제로 해서 논의를 해서는 안 되며, 개인적 경험이나 특정 사건을 일반화시켜도 안 된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c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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