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정치권 비판에 여야 "국민 공감" vs "유체이탈 화법"
민주 "야당 탓 아니라 답답한 현실 토로"
한국 "대통령마저 야당 헐뜯기·뒷담화", 바른미래 "박근혜 데칼코마니"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이슬기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극한 대립을 이어가는 정치권을 향해 작심 비판을 한 것을 두고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국민이 공감할 것이라며 옹호한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대통령이 정치권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내고 "문 대통령이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한 것은 야당을 탓한 것이라기보다는 답답한 현실을 토로한 것"이라며 "국민 입장에서 보면 대통령의 메시지에 공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이 장외에 나가 있는 것은 답이 아니며, 긴급한 여러 현안이 있는데도 국회 정상화를 위해 한국당이 변화를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며 "정치권은 국회를 가동해 각종 민생 현안을 해결하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도 구두 논평에서 "문 대통령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권의 대결 정치·막말 정치에 대해 이례적으로 발언한 데 대해 정치권이 가타부타 토를 달 문제는 아니다"라며 "여야 5당 대표 회동과 여야정협의체가 정치권이 반성과 성찰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대통령마저 정치공방에 나서 야당 헐뜯기를 한 것"이라며 "낡은 이념의 잣대를 버리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정치를 지양하자는 문 대통령이 정작 야당 공격에 가세했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은 공공연히 보수 세력을 적폐로 몰면서 편 가르기와 분열 지향적인 정책을 폈고, 야당을 무시하며 선거법까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밀어붙였다"며 "그런데도 희망을 향한 한 배를 타자는 것은 야당에 침묵을 강요하며 그저 들러리나 되라고 겁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전희경 대변인도 "문 대통령이 주재한 수보회의는 내부자들의 뒷담화 장이었다"라며 "이날 청와대에서 나온 메시지를 종합하자면 결국 야당 탓, 한국당 탓, 촛불 안 든 국민 탓이란 얘기"라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정치권과 국회를 향한 문 대통령의 강도 높은 쓴소리는 '유체이탈 화법'의 극치이자 철저한 남 탓"이라며 "문 대통령의 행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데칼코마니' 격으로 닮았다고 본다"고 논평했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국민들은 정국이 풀리는 것도, 꼬이는 것도 국정을 이끌어가는 1번지인 청와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청와대가 먼저 정국 정상화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문대통령 "정치권, 촛불 전후 안 달라져…낡은 이념잣대 버려야"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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