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北·이란·베네수엘라, 트럼프에 도전"…외교 난맥 지적
"3국, 트럼프 '명민한 협상가 아니고 군사력 준비 안돼'에 베팅"
"트럼프-김정은 친밀 한계에…서로 조바심 내 양보하길 기다려"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북한과 이란, 베네수엘라에 대한 외교 난맥상을 지적했다.
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불량국가들을 길들이겠다고 했었지만 지금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전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해법을 찾지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 3국에 대한 외교를 꼬집었다.
NYT는 이들 3국은 각기 트럼프 대통령이 명민한 협상가도 아니며, 또 그가 주장했던 것처럼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도 되지 않았다는데 "베팅을 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각) 철저히 (서로) 다른 도전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NYT는 최근 이들 3국과의 긴장 고조를 거론하면서 전임자들이 상황을 악화시키거나 실패했다며 비판해온 문제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언급이 현실의 해법으로 전환되기 어렵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국제적 위기를 다룬 경험이 거의 없고, 외교와 강압 사이에서 올바른 균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외교정책을 정의하는 데 늘 일관성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북미 협상과 관련, NYT는 북한은 2차례의 북미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고 판단해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작했다"면서 "지난주 두 차례에 걸친 북한의 시험(발사)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지 않으면 북한 지도자(김정은 국무위원장)가 과거의 적대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NYT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원하는 제재해제를 끌어내지는 못했지만 "한 가지 큰 이득을 취득했다"면서 "북한이 (미국과의) 회담 전에 핵·미사일 생산 동결에 동의하지 않아도 됐고 이는 북한이 지난해 무기고를 증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핵 제거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가능할 것 같지 않았던 친밀감이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서로 상대가 조바심을 내 양보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윌리엄 번스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대북 압박에만 의존한 것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외교적으로 관여한 것은 옳았지만 구조화된 외교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워싱턴과 평양은 각자 공이 상대방 코트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른 시일 내에 (북미 간) 움직임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이란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이후 제재를 강화해왔다. 최근에는 미국이 중동에 무력을 증파하는 등 일촉즉발의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NYT는 "날이 갈수록 긴장이 격화되면서 이란과의 대결이 가장 불안정한 순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해서도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반대진영으로 군(軍)을 끌어들이려는 미국의 노력에도 마두로는 여전히 권좌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의 퇴진운동을 주도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원하고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마련한 베네수엘라 정책이 마두로 정권을 몰아내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역정을 냈다"고 전했다.
NYT는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는 공통의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지속해서 실행할 분명한 계획 없이 공격적이고 과격한 태도를 취하고, 이런 태도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근본적인 합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견해는 거의 확고히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백악관 관리들은 "이것이 (오히려) 상대가 균형을 잡지 못하도록 하고, 동맹국이나 트럼프 행정부 내에도 같은 영향을 낳는다"고 평가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이란, 베네수엘라에 대한 정책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실패하면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을 결국 비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lkw77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