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배기가스규제 강화된 유럽시장에서 친환경차로 '승부수'
암스테르담서 이노베이션 데이 행사…친환경 리딩 브랜드 선언
15일엔 브뤼셀서 EU 관계자 초청 수소차 '넥쏘' 시승·설명회
(암스테르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에서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10일(현지시간) 친환경 리딩 브랜드로의 도약을 선언하고 친환경차를 전면에 내세워 시장공략에 나섰다.
현대차는 이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프로축구팀 아약스의 홈구장인 요한크라우프 아레나 스타디움에서 "미래로 가는 길을 선도한다(Leading the way into the future)"는 슬로건 아래 현대 이노베이션 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네덜란드의 현대차 딜러, 자동차 업계 관계자, 현지 언론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현대차는 행사에서 유럽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유럽연합(EU)의 규제 강화 등 새로운 시장 흐름에 맞춰 친환경차를 전면에 내세우고 이노베이션을 통해 유럽시장을 공략해 나가기로 결의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현대차의 인기 친환경차인 전기차 아이오닉과 코나, 수소전지연료차 넥쏘 등이 전시돼 현대차의 이 같은 전략과 의지를 드러냈다.
EU는 최근 승용차 배기가스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해 오는 2030년까지 승용차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2021년보다 37.5%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EU는 현재 자동차 업체에 오는 2021년까지 EU에서 판매되는 전체 신차의 CO2 배출량이 km당 95g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자동차 업체들은 지속해서 CO2 배출을 줄여왔으나 지난 2017년 유럽에서 판매된 신차의 평균 CO2 배출량이 118.5g/km에 그치는 등 2021년 목표치(95g/km)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2021년 이후부터는 CO2 배출량이 1g 초과할 때마다 95유로의 벌금을 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은 막대한 벌금을 피하기 위해 전기차처럼 CO2를 배출하지 않거나 CO2 배출이 적은 차량을 많이 판매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암스테르담시(市)를 비롯해 유럽의 몇몇 도시들은 오는 2030년부터 모든 경유 및 휘발유 차량의 도심 진입을 금지하거나 아예 판매를 금지함으로써 '배기가스 제로(0)'를 실현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자동차 업체들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현대차는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함으로써 새롭게 도약한다는 전략 아래 이날 행사도 마련했다고 현대차 측은 밝혔다.
신동환 네덜란드 법인장은 "유럽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유럽에서 CO2 배출이 전혀 없는 아이오닉과 코나 등 친환경차 판매를 늘려나가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속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작년 초만 해도 EU 28개 회원국 전체 자동차 시장점유율이 6위였으나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는 4위로 올라서는 등 선전하고 있다.
또 이날 행사에선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의 '4강 신화'를 일궈낸 거스 히딩크 감독이 참석해 '축구와 사업에서의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했다.
히딩크 감독은 강연에서 지난 2002년 한국 월드컵 축구 대표 감독 시절 일화를 설명하며 "축구와 사업 모두 혁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네덜란드에서 친환경차를 한 대 판매할 때마다 1유로를 히딩크재단에 기부하기로 하고, 이날 행사에서 지난 1년간 친환경차를 판매해 모은 5천671유로를 전달했다.
아울러 행사에는 네덜란드 축구협회(KNVB)의 에릭 구데 협회장이 참석해 현대자동차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는 네덜란드 축구협회에 전기차 등을 지원해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 제고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현대차는 오는 15일에는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집행위 운송총국장을 비롯해 EU 관계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수소전지연료차 넥쏘 시승식과 함께 중장기 수소차 개발 로드맵을 소개하고 EU 차원의 지원 필요성 등을 논의한다.
bing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