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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 아들 "5·18 역사적 사실…정쟁 삼지 않았으면"
독일기자 태우고 광주 갔던 김사복씨 아들 승필씨 "아버지 곧 5·18 묘역 이장"
"아버지도 트라우마 있었을 것…광주항쟁 아직 끝나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역사적 사실을 정쟁으로 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당사자들은 아직도 너무 힘들어합니다."
영화 '택시운전사' 주인공 택시기사의 실존 모델인 고(故) 김사복씨의 아들 김승필씨는 11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사복씨는 '푸른 눈의 목격자'로 알려진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씨를 태우고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서울과 광주를 왕복한 택시기사다.
두 사람의 사연은 2017년 배우 송강호 주연의 영화 '택시운전사'로 널리 알려졌다. 영화 개봉 한 달 뒤 김승필씨가 부친과 힌츠페터씨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김사복씨가 실존 인물임이 확인됐다.
최근 극우단체들이 5·18을 폄훼하고 아버지까지 맹비난해 김씨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아버지를 '빨갱이'로 지칭한 극우 논객 지만원씨를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로 지난해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김씨는 "39년 전 일어난 5·18 항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그 일 때문에 가정이 파탄 나고, 병을 앓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도 결론이 나지 않았는데 (5·18과 관련한)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5·18을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을 보면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올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인 18일 오후 5·18 국회농성단 등과 함께 서울시청에서 '택시운전사' 씨네토크 행사를 연다.
영화에서 택시기사의 자녀는 어린 딸로 나오지만, 사실 김씨는 5·18 민주화운동이 벌어지던 1980년 22살 청년이었고, 당시 일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김씨는 "아버지가 광주에 다녀오시고 나서 당시 얘기를 제게도 많이 해주셨다"며 "아버지가 외신센터에 저를 데리고 가서 힌츠페터씨가 광주에서 찍은 동영상을 함께 보고 독일 기자들과 현 정권에 관해 얘기를 나눈 적도 있다"고 했다.
영화에서는 김사복씨가 우연한 기회에 힌츠페터씨와 광주에 동행한 것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김씨는 아버지가 독학으로 영어와 일본어를 깨우친 데다 민주화운동에도 관심이 많아 1980년 이전부터 외신기자들과 꾸준히 교류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영화가 아버지에 대한 사실을 '픽션'으로 많이 그렸기 때문에 제가 진정한 아버지의 모습을 알리고 다니는 면이 있긴 하다"면서도 "영화 덕분에 5·18 민주화운동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 점은 분명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당시에 깨닫지 못했으나 김씨는 아버지가 광주에 다녀온 뒤 정신적 충격이 작지 않았을 것으로 봤다. 김사복씨는 간경화로 술을 끊었다가 광주에 다녀온 뒤 다시 술을 입에 대기 시작했고, 결국 간암으로 1984년 12월 숨졌다.
김씨는 "길을 가다 교통사고가 난 것만 봐도 하루 이틀은 시달리는데, 아버지는 사나흘 간 수많은 사람이 죽는 모습을 직접 보셨으니 분명 트라우마가 있으셨을 것"이라며 "나중에야 그 점을 깨닫고 마음이 참 아팠다"고 털어놨다.
그는 경기도 양주에 묻힌 아버지 유해도 조만간 광주 5·18 구묘역에 있는 힌츠페터 기념정원으로 이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5·18 기념사업회 등의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며 "이달 말까지 이장을 마무리하자고 논의했다"고 말했다.


porqu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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