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 안간힘…땅값 570억원 제시
3차 공모 중, 사업자 부담 줄이려 기준가격 공개
공공성보다 수익성 방점 논란 속 민간 참여 여부 관심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광주시가 난항을 겪고 있는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기준 토지가격까지 제시하며 민간사업자 찾기에 나섰다.
12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어등산 사업 부지의 토지 매각 기준가격을 공고했다.
사업 부지 전체 면적 41만7천531㎡ 가운데 산단 도로(2만2천801㎡)를 제외하고 39만4천730㎡의 토지가격을 제시한 것이다.
감정평가법인 2곳이 평균한 금액으로 ㎡당 14만4천500원, 총 570억3천800여만원이다.
시는 이번 3차 공모에서 사업자의 토지비용 부담을 줄이고 참여를 유도하려 기준가격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기존에는 신청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토지가격을 쓰도록 해 과도한 가격 경쟁을 유도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토지가격은 사업자가 제출한 사업계획서 평가에서 배점 1천점 가운데 200점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높다.
0점에서 200점까지 폭넓게 점수를 부여해 토지가격이 높게 쓰면 그만큼 높은 점수를 받는다. 실제로 지난 2차 공모 당시 사업자로 선정된 호반이 상대 업체보다 50억원 이상 많은 550억원을 써내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시는 이번 공모에서는 기준가격 이상을 쓰면 기본점수 100점을 주고 금액에 따라 최고 200점까지 주기로 했다.
토지가격에 따른 점수 비중을 다소 줄인 것이다.
하지만 이를 고려해도 땅값이 최소 600억원에 달하는 등 만만치 않고 개발비용까지 더하면 금세 수천억원에 달해 참여할 사업자가 얼마나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시는 상가시설의 건폐율을 완화하고 사회환원 비율도 축소하는 등 사업성도 대폭 개선했다.
사업자의 수익성을 보장하면서 특급호텔(5성급 이상) 150실 이상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상가시설 규모를 제한하는 등 공공성을 확보 방안도 포함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하지만 토지비용 부담을 줄여주고 논란이 됐던 레지던스호텔의 건립과 분양까지 허용하는 등 사업자 유치에만 목을 매 수익성에만 방점을 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시는 6월 21일까지 사업계획서를 받고 시민평가단 및 평가심의위원회 평가를 거쳐 7월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9월 협약 체결, 올해 착공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토지비용 부담을 줄여 사업자의 수익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기준 토지가격을 제시했다"며 "토지비용 평가와 이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업체로서는 이득이다"고 말했다.
어등산 사업은 군부대 포 사격장으로 황폐화한 어등산에 유원지, 휴양시설, 호텔, 골프장, 공원 등을 조성하는 것으로 2006년 첫 삽을 뜬 이후 10년이 넘도록 골프장 조성 이외에는 진척이 없는 상태다.
최근에는 호반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지만, 협약 직전에 공공성과 사업성 조화 방안에서 이견을 보여 무산됐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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