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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진 자'들의 오월…광주기독병원서 생명나눔 헌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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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진 자'들의 오월…광주기독병원서 생명나눔 헌혈
계엄군 총탄에 쓰러진 여고생의 '40년 후배들' 헌혈 동참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우리는 모두 빚진 자들입니다. 박금희 선배님께서 걸었던 길을 뒤따르고자 생명나눔에 동참하기로 했어요."
5·18 민주화운동 39주년을 일주일가량 앞둔 10일, 항쟁 당시 다친 시민들이 치료받은 역사현장 광주기독병원에 교복 차림 소녀들의 헌혈 행렬이 이어졌다.
계엄군 총상으로 숨진 여고생 박금희(당시 17세) 양의 고교 후배들인 전남여상 3학년 70여명은 광주 5월의 생명나눔 정신을 이어가고자 팔을 걷어붙였다.
광주기독병원까지 발길을 옮기지 못한 1, 2학년 학생은 학교로 찾아온 헌혈 버스에서 또 하나의 생명을 살리는 대열에 합류했다.
광주기독병원과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은 계엄군의 집단발표가 있었던 1980년 5월 21일 석가탄신일 휴일에도 병원 문을 열어 부상자를 돌봤던 이들을 기억하고자 헌혈 캠페인을 마련했다.

숨져가는 시민에게 생명을 나누고자 광주기독병원을 찾았던 숱한 광주시민, 학생을 잊지 말자는 다짐도 함께 새겼다.
광주기독병원에서 헌혈하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총탄에 숨진 박금희 양의 고교 후배들은 항쟁 39주년에 그날의 상황을 재연한 캠페인에 가장 먼저 참여했다.
4남 4녀 가운데 막내딸이었던 박금희 양의 시신은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쓰레기차에 실려 갔다가 훗날 망월묘지(현 광주시립묘지)에서 국립 5·18민주묘지로 옮겨졌다.
박금희 양의 안타까운 죽음, 진실을 알지 못한 부모와 남겨진 가족의 사연은 고은 시인의 '만인보'에도 기록돼 있다.
전남여상 3학년 최경빈(17) 양은 "지금 눈앞에서 5·18 당시와 같은 상황이 펼쳐진다면 저는 박금희 선배님처럼 위험한 길을 나서지 못할 거 같다"며 "그 정신이라도 이어받고자 헌혈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h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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