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스타트업] 유기농 건강사료로 6조 원대 반려동물 시장 '노크'
수의사가 반려동물 사료 업체 '프롬벳' 창업…매년 매출 두배 껑충
피부·심혈관 등 맞춤형 제품 개발…"사람과 마찬가지로 예방 중요"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동물은 왜 사료만 먹어야 할까요?", "질병을 예방하는 사료는 없나요?", "반려동물을 위해 더 건강한 음식은 없을까요?"
수의사 출신으로 2014년 8월 유기농 반려동물 사료 업체 '프롬벳'을 창업한 하재홍(35) 대표는 동물병원 근무 시절 고객들로부터 어떤 사료가 좋은지 끊임없는 질문을 받았다.
하 대표는 난치성, 불치성 질병으로 고통받는 동물과 보호자들을 마주하면서 그때마다 치료의 한계에 부닥쳤다.
반려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질병에 관한 한 치료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하지만,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데다 이에 대한 정보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는 건강한 음식과 식습관, 생활습관이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의 건강 유지에 핵심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하 대표는 반려동물의 건강을 증진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을 책임질 '진료실 밖 주치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창업을 결심했다.
반려동물에게 신선하고 건강한 재료를 자연 상태에 최대한 가깝게 제공한다는 개념에서 출발해 탄생한 것이 유기농 강아지 사료 '오도독'이라는 제품이다.
모든 재료를 분쇄하고 혼합해 성형하는 기존 사료와 달리 재료 본연의 형태를 유지해 소비자가 재료의 상태를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면서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하 대표는 급격한 온도 차이가 발생하는 동결건조 방식이나 열풍건조가 아닌 저온건조 방식을 선택해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했다.
사료를 있는 그대로 동물에게 제공하는 기존 제품들과 달리 보호자가 간단한 조리로 다양한 요리를 만들도록 해 반려동물과 보호자 간 유대감도 높이도록 배려했다.
특히 충분한 수분 섭취가 피부, 비뇨기, 심혈관계 등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에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제품을 물에 불려 먹도록 개발했다.
개발한 제품은 서울대 부속 동물병원에서 테스트했다. 그 결과 간이나 신장 상태가 좋지 않은 반려견이 2개월여 만에 간 수치 등 건강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 대표는 경일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방대한 관련 논문·연구자료와 4년여간 씨름했다.
이를 통해 축적한 가공 기술, 제품 개발 역량은 다양한 반려동물 사료와 영양제, 반려동물 간식 개발로 이어졌다.
연령별로 적합한 사료는 물론이고 위장과 피부, 관절에 좋은 사료 등 반려동물의 체질에 맞춘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원활한 배뇨를 촉진하고 세균 증식을 방지함으로써 방광염, 요로결석 등에 효과가 있는 비뇨기 영양제, 종양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하고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종양 영양제, 간 영양제, 심장 영양제, 신장 영양제도 개발했다.
프롬벳에는 하 대표를 포함한 수의사 2명과 일반 직원 3명이 근무하고 있다. 소비자 접근 방식도 차별화해 수의사로서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보호자들에게 반려동물 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사료나 영양제를 추천해주는 건강상담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사람 용도로 개발된 제품을 그대로 또는 약간 변형해 동물에 사용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반려동물 전용 의약품과 의약외품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하 대표는 2013년 농협경제연구소에서 내놓은 반려동물 시장 규모를 볼 때 관련 앞으로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는 2013년 2조원이던 시장 규모가 2020년 6조원까지 확대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 대표는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등으로 가족 구성이 변화하면서 반려동물과 사람과의 유대는 강해지고 일상생활에서 반려동물의 의미도 더 커질 것"이라며 "2015년 제품 판매를 시작한 이후 매년 200% 이상 매출이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사람도 먹는 것만 잘 조절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처럼 반려동물도 칼로리, 수분함량 등 성분을 체크해 먹이면 난치성, 불치성 질환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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