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법원 "러시아, 나토가입 막으려 쿠데타 자금지원"
러 2명, 총리 암살·쿠데타 모의 혐의로 궐석재판서 12년·15년형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몬테네그로 법원이 2016년 총선에 맞춰 총리 암살과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이유로 9일(현지시간) 러시아인 2명에게 각각 징역 15년과 12년을 선고했다.
또 야당 정치인 2명 등 총 11명에게도 최대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특히 담당 판사는 러시아가 몬테네그로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막으려고 최소 20만 유로(2억6천만원)의 쿠데타 자금을 지원했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발칸 남서부의 소국인 몬테네그로는 2006년 세르비아에서 독립했고, 2017년 6월 러시아의 강력한 반대에도 나토에 가입했다.
몬테네그로 정부는 2016년 10월 총선 전날 밤 '친(親)러시아, 반(反)나토 정권'을 세우기 위해 쿠데타를 모의한 조직을 적발, 러시아를 이 사건의 배후로 지목하고 재판을 벌여왔다.
몬테네그로 정보당국은 서방 정보기관으로부터 이들이 총선 당일에 쿠데타를 일으키려 한다는 정보를 얻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러시아인 에두아르드 시리코프와 블라디미르 포포프가 쿠데타 모의를 주도했다며 이들에게 테러 미수와 범죄조직 구성 혐의로 각각 징역 15년과 12년을 선고했다.
러시아 군사정보국(GRU) 소속 스파이로 추정되는 이들 두 명은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판결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친러시아 성향의 세르비아 당국의 도움으로 러시아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재판부는 또 세르비아계 출신 야당 정치인 2명에게 징역 5년을, 나머지 피고인 9명에게는 집행유예부터 최대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판사는 판결문에서 "러시아가 이들에게 총을 사도록 20만 유로를 제공했다. 이들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시위에 동원하려 했고, 총선 표심을 바꾸고, 몬테네그로가 나토에 가입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각 조직원은 주어진 임무와 역할이 있었고, 이 범죄조직은 폭력을 실행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러시아는 쿠데타 음모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거듭해서 부인했다.
피고인들을 대리한 변호사들은 "정치적으로 조작된 판결"이라고 반발하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반면, 몬테네그로 주재 미국대사관은 "법치주의를 향한 중요한 진전이자 민주주의를 해치는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줬다"며 이날을 몬테네그로 법치주의의 역사적인 날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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