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박영선 "韓중소기업이 세계적 기업되는 제도 만들고파"
취임 1개월 간담회…"장관 되니 고3 수험생 돌아간 기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9일 "한국 유니콘 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이 3∼4년 후 애플 같은 세계적 기업이 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여의도에서 열린 취임 1개월 기자 간담회에서 "애플이 중견기업일 때 미국 정부가 과감하게 애플 제품을 사용했다"면서 "이 사실 하나가 전 세계를 사로잡은 것처럼 우리 정부도 자라나는 중소기업 제품을 쓰는 것은 어떨까 싶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 장관과의 일문일답.
-- 정치인에서 장관이 되며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 고3 수험생이 된 기분이다. 매일 아침 새벽에 일어나 나와야 하고, 예습·복습도 해야 한다.
--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 맞아 어떤 평가를 하는가.
▲ 방향이 맞았던 것은 잘한 점이다. 하지만 최종목적지로 가는 속도 조절이나 초기 국가재정을 과감하게 투자하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쉽다. 지금이라도 해야 하지만 국회와의 관계 때문에 그러지 못해 안타까운 심정이다.
-- 장관이 바뀌면서 기존 중기부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 중기부가 부로 격상된 가장 큰 이유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새로운 경제 주체로 생각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중기부의 재기 프로그램, 즉 히든 챔피언이 실패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한 정책이다.
-- 최저임금에 대해선 어떤 생각인가.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으로 지역별로 생활물가가 다를 수 있으니 중앙정부가 (최저임금을) 다 풀어주기보다는 지방자치단체별로 나눠주는 것이 어떠냐고 2~3번 질문했다. 아직 사회적 여건이 덜 성숙해서 정부에서 긍정적 답변을 내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 12조원 규모 스케일업 펀드 대상은 어떻게 공정하게 선정할 건가.
▲ 먼저 기술평가 스탠더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보증기금의 기준과 미국 실리콘밸리 기준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 분석이 필요하다. 공정성 문제가 대두되는데 인공지능(AI)을 도입한 데이터 분석을 해야 한다.
-- 국회의원 시절 재벌저격수로 이름이 높았는데 장관 취임 후 대기업과의 관계가 바뀌었다고 생각하는가.
▲ 현장을 다녀보니 기존 대기업과 신생 대기업 간 생각의 차이가 있었다. 기존 기업은 사회적 책임에 대해 수직적 사고를 갖고 있는데 신생 대기업은 '함께 간다'는 수평적 사고를 한다. 이런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동반자로 함께 할 수 있다.
-- 중소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 중소기업도 벤처기업을 키우고 과감하게 지원해줬으면 한다. 기업은 궁극적으로 사회적 자산이다. 삭막한 공단에 아름다운 그늘을 만들 수 있도록 '가로수 심기 캠페인'을 하면 어떨까 싶다.
-- 전임 홍종학 장관이 추진한 정책 중 이어가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시장 반응이 괜찮다고 여러 번 들었다.
-- 제로페이 정책은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 지금은 시험운영 기간으로 봐야 한다. 제로페이 전담 운영법인(SPC)이 설립되면 정부는 발을 빼야 한다고 본다. 모바일 직불결제는 민간인이나 민영부문이 알아서 할 수 있도록 중기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 중기부 내에 벤처형 조직을 신설한다고 했다.
▲ 행정안전부에 '4차산업혁명조직'이라는 포괄적 이름으로 신청했다. 시스템반도체·바이오·미래차 부문이 중심이다. 직제 개편은 이달 20일 후 발표된다.
-- 중기부 세종시 이전이 계속 거론된다.
▲ 그 문제는 공개적으로 방침을 밝힐 상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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