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文정부 2주년 냉정한 평가 위에 담대한 전진을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10일로 출범 2주년을 맞는다. 문재인 정부는 한국사회 최대 다수연합이라 할만한 '촛불'의 힘을 토대로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역사를 경유하여 탄생한 정부다. 지난 2년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촛불 민심의 탄식이기도 했던 '이게 나라냐'라는 근본 질문에 대한 응답의 시간이었다. 나라다운 나라를 복원하려는 맥락에서 중단없는 적폐청산과 남북관계 혁신, 경제체질 개선이 주요과제로 제시되고 해법이 다듬어졌다. 그러나 4·27 판문점선언으로 대표되는 '한반도의 봄'에 대한 기대가 시작되고 3년 만에 3%대 성장세로 복귀하며 경제의 희망이 거론된 1주년과 사뭇 다른 내외 환경에서 2주년을 맞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1인당 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지만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특히 뼈 아프다. 공정경제 기반 위에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추구하는 J노믹스도 성장세가 꺾여서는 환상으로 치부될 것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지난해 상·하위 20% 간 소득 격차가 2003년 통계작성 이래 가장 크게 벌어진 것이나 취업자 증가 폭이 9년 만에 최소에 그친 것 역시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입장에선 최대 약점이 아닐 수 없다. 밖으로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프로세스가 하노이 북미 담판 결렬 이후 교착 상태에 빠져 시름을 안기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도 밀착하며 북미협상 지렛대 마련에 주력하고 단거리 발사체 발사로 저강도 시위에 나서며 남북관계와 북미협상 판을 시험에 들게 하는 움직임마저 보여 위험해 보이기도 하는 요즘이다.
한국갤럽이 최근 실시한 문재인 정부 주요 분야별 정책평가 조사(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민심을 대번에 알 수 있다. 복지 부문에서만 긍정률 51%로 후한 점수가 나왔을 뿐 그 외 분야는 경제 23%, 고용노동 29%, 교육 33% 등으로 좋지 않았다. 잘한다는 평가를 받아 온 대북, 외교 정책도 각각 45%로 비교적 높았지만 지난 2월 조사와 비교할 땐 각기 14%포인트와 7%포인트나 떨어졌다. 하지만 임기 5년의 반환점을 향하는 문 대통령은 이 조사에서 국정 수행 지지율 45%를 찍어 같은 시기 역대 대통령 중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가장 높았다. 지난 6일 리얼미터가 내놓은 조사(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에서도 문 대통령 지지도는 49.1%를 기록함으로써 정책 성적표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2년 전 취임사에서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 정신을 바탕으로 완성한 비전이 혁신적 포용국가다. 재정 투입과 대기업 투자 유인으로 혁신성장을 이끌고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통해 공존과 상생의 사회를 도모하려는 기조는 그런 초심에 닿아 있는 정책믹스로 평가할 수 있겠다. 문 대통령과 여권은 무엇보다 이데올로기에 매달리지 말고 '해결해야만 하고 해결할 수 있는' 개혁과제를 선별하여 실사구시 접근법으로 담대하게 다뤄나가야 할 것이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단기과제 해결로 성과를 보이고 중장기과제로 미뤄야 할 사안들에 대해선 이해를 구하고 때로는 인내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이 제대로 일 할 수 있는 기간은 짧게는 1∼2년이며 길어야 3년이라는 것이 통설이지만 그 시간의 연장 여부는 내년 4월 총선 결과가 가를 수 있다. 정권의 중간평가가 될 총선을 후회 없이 맞으려면 '내 삶의 좋은 변화'를 열망하는 이들에게 정책 성과로 유능함을 보여야 하며 그게 성공한다면 출범 3주년은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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