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전단 몸살 해운대 '폭탄전화 도입' 한 달…"효과 좋아요"
"전단 관련 민원전화 많게는 하루 10통에서 시행 후 0건"
해운대구와 비슷한 처지 인근 남·수영·동래구도 도입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거리에 무차별 살포되는 불법 전단 속 전화번호를 마비시키는 '폭탄 전화'가 그 위력을 발휘했다.
부산 해운대구가 폭탄 전화를 운용한 지 한 달 만에 불법 전단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달 1일부터 '폭탄 전화 시스템'을 도입해 불법 전단을 살포하는 80개 번호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폭탄 전화'는 불법 광고물에 적힌 전화번호로 10분마다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 옥외광고물법 위반에 따른 과태료 등을 알리는 시스템이다.
1차 전화에도 불법 광고물을 계속 살포하는 등 개선되지 않으면 5분, 3분, 1분 등 시차를 좁혀가며 전화를 계속 걸어 해당 번호를 마비시킨다.
폭탄 전화 시스템상 3초 간격으로도 전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는 폭탄 전화 시행 한 달 만에 거리 전단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했다.
구 관계자는 "무차별 전단 살포 업체는 대부분 대부업체로 관리대상 80개 번호도 대부분 이들 업체"라면서 "잇따른 경고 전화에도 10여개 업체가 전화번호 끝자리를 바꾸며 살포를 하기도 했지만, 여러 차례 바뀐 번호를 등록해 폭해 전화를 걸자 결국 살포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구에는 불법 전단 관련 하루에 많게는 10통의 민원전화가 걸려왔는데 폭탄 전화 시행 후에는 민원전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전단으로 몸살을 앓아온 해운대구는 지난 2월 한 달간 불법 전단 수거 보상제를 실시해 불법 전단을 자그마치 170만장 수거하기도 했다.
수거 보상제는 만65세 이상 어르신이 전단을 수거하면 1인당 10만원 한도 내에서 전단 1매당 20원을 보상한다.
구는 "기존에는 사람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한두장씩 불법 전단을 날리는 수준이었는데 요즘은 자동분사 장치까지 동원해 무작위로 살포하는 등 상황이 심각했었다"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폭탄 전화를 운영한 뒤 하반기에는 불법 전단 수거 보상제까지 운영해 불법 전단을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부산 남구도 이달부터 폭탄 전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수영구와 동래구도 다른 구의 효과를 분석해 폭탄 전화를 도입할 방침이다.
지난해 경기도 수원에서는 폭탄 전화를 도입해 불법 전단 적발 건수가 월평균 75.5%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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