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보고' DMZ에 멸종위기 반달가슴곰 서식 확인
무인 사진기에 새끼 찍혀…부모까지 최소 3마리 서식 추정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반달가슴곰이 '생태계 보고(寶庫)'로 불리는 비무장지대(DMZ)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DMZ 내 설치한 무인생태조사 장비를 통해 DMZ 동부 지역에서 반달가슴곰의 모습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국립생태원은 2014년부터 DMZ에 사진기의 일종인 무인생태조사 장비 92대를 설치했다. 이 가운데 1대에 지난해 10월 반달가슴곰 1마리가 찍혔다. 군부대는 보안 검토 등을 거쳐 올해 3월 국립생태원으로 이 사진을 보냈다.
그동안 DMZ에서 반달가슴곰을 봤다는 군인 목격담이 있었고 반달가슴곰으로 추정되는 동물이 담긴 희미한 영상은 있었지만, 반달가슴곰 서식이 분명하게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에 설치된 철책 등을 고려하면 DMZ 외부에 서식하던 곰이 안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환경부는 보고 있다.
환경부는 "이번에 촬영된 반달가슴곰은 과거부터 DMZ 일대에서 서식하던 야생 개체의 후손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사진에 찍힌 반달가슴곰은 태어난 지 8∼9개월 된 새끼로, 몸무게는 25∼35㎏일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생태원은 부모까지 최소 3마리 이상의 반달가슴곰이 이 일대에 서식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2001년 5마리이던 반달가슴곰은 현재 지리산과 수도산 일대 야생에서 61마리가 서식 중이다.
또 국립공원공단 종복원기술원에 18마리, 서울대공원 2마리, 청주동물원에 1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이 외에도 사육되고 있는 곰이 있지만, 유전적으로 반달가슴곰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유승광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DMZ의 우수한 생태적 가치가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앞으로 DMZ 일대 생태계 조사를 확대하고 체계적인 보전·관리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DMZ 일원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은 총 102종에 달한다. 국내 멸종위기종 총 267종의 약 38%이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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