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주자 바이든 "트럼프, 이민 악용해 사람들 악마 만든다"
'부적절 신체접촉' 구설 바이든 향해 "언제든 키스해도 된다" 외침도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내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선두 주자로 부상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 문제를 악용해 사람들을 악마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드리머(dreamer)를 고교 졸업 며칠 전에 추방하고, 국경에서 자녀와 부모를 갈라놓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이런 뜻을 밝혔다고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그것은 우리의 모습이 아니다. 우리는 그보다 낫다"고 강조했다.
드리머는 미국에서 불법 체류하는 청소년의 추방을 유예하는 정책(DACA, 다카)의 수혜자를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도입된 다카를 폐지하기로 2017년 9월 결정하고 6개월 유예기간을 주면서 의회에 대체 입법을 요청했다.
현재 다카 폐지를 둘러싼 복수의 소송이 제기돼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 시민권이 없는 참전 용사를 추방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유세 현장에서 해병대 참전 용사로부터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서 "미국을 위해 싸운 자는 누구든 강제 추방될 상황에 처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바이든은 투표권자의 17%가 히스패닉인 네바다주에서 트럼프 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폭로가 최근 이어진 가운데 그가 이날 유세 참가자와 주고받은 대화도 이목을 끌었다.
바이든이 무대에 오를 때 현장에 있던 한 여성이 "당신은 언제든지 나에게 키스해도 된다"고 소리를 치자 바이든은 "참 좋다. 고맙다"고 응답했다.
2014년 민주당의 네바다주 부지사 후보였던 루시 플로레스는 최근 한 잡지에 실은 기고문에서 당시 바이든이 자신의 어깨에 두 손을 얹었고 뒷머리에 키스하는 등 불쾌한 신체적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염두에 둔 대화로 보인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실시한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은 46%로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 버몬트)보다 32% 포인트나 높으며 민주당 주자 중에서도 선두인 것으로 나타났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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