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장, 리잔수 면담…"中, 한반도 비핵화에 역할 해달라"(종합)
문의장, 4차 남북정상회담·3차 북미정상회담 위한 中 역할 당부
리잔수 "북미 간 일부 강경 대응 기조…대화 노력은 바뀌지 않아"
국회의장 5년 만에 중국 방문…한반도 평화·한중 협력 관계 논의
(베이징=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은 7일 오후(현지시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4차 남북정상회담의 성사와 3차 북미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에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의장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 상무위원장과의 비공개 면담 자리에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를 도출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북미 간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대화·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의장은 이어 "1년 반 전만 해도 북핵 미사일 발사 등 긴장 상태로 전쟁 직전까지 갔지만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역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대화 프로세스가 작동됐다"며 "이 과정에 중국 등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심혈관계 긴급시술을 받은 뒤 곧바로 방중 길에 오른 문 의장은 앞서 모두발언을 시작하며 "제가 병중임에도 무리하게나마 방중을 한 이유는 한반도 평화문제가 엄중한 가운데 리 상무위원장을 찾아뵙고 드려야 할 말씀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중국을 28번 방문했지만, 국회의장 취임 이후로는 처음"이라며 "대한민국 국회의장이 중국을 찾은 것도 5년 만에 처음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이에 리 상무위원장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미 간 일부 강경 대응 기조가 있지만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큰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리 상무위원장은 "한반도 문제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한 안보 문제이기 때문에 신뢰 구축 등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리 상무위원장은 또 논어에 나오는 '군자무본 본립이도생'(君子務本 本立而道生·군자는 무엇보다 근본에 힘써야 한다)이라는 성어를 인용하면서 "중한관계의 기본은 발전과 번영을 함께 도모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함께 촉진하며, 서로 존중하면서 공평한 국제질서를 수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상무위원장은 "양국은 중대한 문제에 대해 비슷한 입장과 인식을 갖고 있다"며 "중한관계가 발전하면 양국 국민에게도 커다란 국익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평화 발전, 번영에도 중대한 기여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1년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문재인 대통령의 합의로 중한관계가 안정적이고 발전적인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양국은 현재의 중한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문 의장과 리 상무위원장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협상, 양국 지방 정부·기업 간 협력과 교류 방안과 문화 교류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국경적인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미세먼지 공동대응을 위한 한중 의회 간 협력도 다짐했다.
한편 리 상무위원장은 면담을 시작하면서 문 의장을 향해 "이전에도 수차례 중국을 방문했고, 중국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문 의장과 교류 하기를 줄곧 기대했다"며 "한국에서 '여의도 포청천'으로 불린다는 것을 잘 안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에 문 의장은 "'여의도 포청천'이라는 제 별명까지 알고 계시다니 감동했다"며 "저는 별명이 많다. 사람들이 머리는 삼국지의 조조를 닮았는데, 외모는 장비라고 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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