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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이스탄불 광역시장 재선거 결정…야권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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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이스탄불 광역시장 재선거 결정…야권 강력 반발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터키 최고선거위원회(YSK)가 야당이 승리한 이스탄불 광역시장 선거결과를 무효로 하고 재선거를 결정하자 야권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측은 '터키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선거위의 결정을 환영했다.
6일(현지시간) 터키 국영 테레테(TRT) 방송에 따르면 YSK 위원 11명 중 7명은 3월 말 치러진 선거에서 공무원 중 개표감시위원을 선정하도록 한 선거 관계 법령을 위반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는 이유로 재선거에 찬성했다.
이에 재검표·재개표를 거쳐 지난달 17일에야 당선증을 받은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은 당선증을 받은 지 20일도 되지 않아 시장직을 박탈당했다.
그는 YSK의 재선거 명령이 내려진 지 몇 시간 만에 이스탄불 거리에 서서 "노동자, 예술가, 공무원, 기업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은 권리 침해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믿을 수 없는 결정"이라며 수천 명의 군중 앞에서 "저들은 우리가 이긴 선거를 빼앗으려고 하고 있다. 비록 화가 나겠지만 희망을 잃지 말자"고 말했다.
이마모을루가 소속된 터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은 이번 결정에 대해 '명백한 독재'라고 비판했다.
CHP의 오누르살 아드귀젤 부대표는 소셜미디어 계정에 "AKP가 지면 불법인 것"이라며 "민의를 거스르는 체제는 민주적이지도 정당하지도 않다"고 적었다.
외신들은 YSK의 결정에 반대하는 이스탄불 시민들이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며 항의했으며, 카드쿄이와 베식타스 지역에서는 성난 시민들이 가두시위에 나섰다고 전했다.



반면, 파흐렛틴 알툰 터키 언론청장은 선거위 결정에 대해 유권자의 선택을 반영한 "터키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알툰 청장은 AP통신에 이번 결정으로 약 70년간 계속된 터키의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사법 시스템이 선거법을 위반한 모든 개인과 조직에 책임을 물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선거에서 여당인 정의개발당(AKP) 후보로 출마해 이마모을루 시장에게 패한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는 "터키는 법치국가이며 YSK가 최종결정권자"라며 유권자들에게 다시 한번 투표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정치 불안정을 키운 재선거 결정에 외부에서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에 반대해온 카티 피리 유럽의회 의원은 트위터에 "에르도안은 패배를 수용하지 않는다"며 YSK가 압력을 받은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선거를 통한 터키의 민주적 권력 교체에 대한 신뢰를 끝장냈다"고 비판했다.
외환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재선거 소식이 알려지자 리라화 가치는 급락했다.
이날 오후 8시께 리라화 가치는 전날보다 미국 달러화 대비 2.4% 넘게 하락, 1달러 당 6.113 리라에 거래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리라화가 한 달여 만에 최악의 날을 맞이했다며 지방선거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리라화의 가치는 10% 이상 하락했다고 전했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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