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때 태어난 이총리, 참전국 콜롬비아에 이름 딴 나무 심어
한·콜롬비아 우호재활센터 방문…양국 우호 관계 '상징적 장소'
(보고타=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5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 있는 한·콜롬비아 우호재활센터를 방문했다.
이곳은 콜롬비아 내전 피해 상이군경의 재활과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곳으로, 한국과 콜롬비아 정부가 2016년 함께 건립했다.
우리 정부가 1천150만 달러(약 135억원)를 지원했으며, 중남미 유일의 한국전 참전국인 콜롬비아와의 우호 관계를 상징하는 곳이다.
연면적 1만7천㎡(3개 동, 4층) 규모로 중남미 최고 수준의 종합 재활센터로 꼽힌다. 개원 이래 4천725명의 상이군경이 재활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이 총리는 이곳에서 상이군경들이 실내 암벽 등반과 수영 같은 재활 체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을 둘러봤다.
여러 동의 건물들 사이에 있는 야외 공간에서는 미술 치료 수업과 각종 운동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었다.
이 총리는 재활 프로그램의 강사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들도 격려했다.
이 총리는 센터 중앙에 있는 잔디밭에서 식수 행사를 했다. 이 총리가 나무를 심고 기예르모 보떼로 니에또 콜롬비아 국방장관이 그 나무에 물을 주었다.
이곳에 심은 나무는 '고귀함'과 '숭고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목련(매그놀리아) 나무였다.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동시에 양국의 변함없는 우정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나무 앞에는 이 총리의 영어 이름과 식수 날짜가 새겨진 기념석이 놓였다.
이 총리는 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전 당시 16개 유엔 참전국 가운데 콜롬비아 군인들이 가장 용감하고 자랑스러웠다는 것은 한국인들도 알고 있다"며 "그렇게 용맹한 콜롬비아 군인들이 참전하지 않았다면, 유엔군이 전선을 지키고 승리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 유엔군이 북한을 탈출한 피란민들을 보호해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한국 대통령도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유엔군이 최전방을 지켜주지 않았다면 저도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콜롬비아를 비롯한 참전국들에 무한한 감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한국전쟁이 진행 중이던 1952년 1월 태어났다. 이 자리를 계기로 한국 정부를 대표해서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참전국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느끼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기예르모 국방장관은 "콜롬비아는 북한의 침공으로부터 한국을 지키기 위해 1950년 6월 유엔의 부름을 받았다"며 "저희는 대한민국에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자유, 평등,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갔다"고 말했다.
이어 "콜롬비아 병사들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불모고지·금성전투에서 용맹하게 싸웠다. 비록 많은 희생을 치렀지만, 승리한 덕분에 목표를 달성했다"며 "우호재활센터는 양국이 협업을 통해 이뤄낸 결과로서, 콜롬비아 병사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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